경복궁 서쪽 담장 낙서
‘경복궁 2차 낙서범’ 블로그에 “예술 했을 뿐…난 미스치프의 어린 양” | 세계일보 (segye.com)
-미스치프가 말하는 짓궂은 장난은 자본주의 사회에 도전장을 내밀고, 부조리한 정치를 돌려 까며, 우리가 굳게 믿고 있는 관념이나 제도를 예술의 형식을 빌려 (아주 참신한 방법으로) 하자는 것 아닌가?
-기존의 그래피티를 굳이 “어설프게 따라 하며”, 그저 예술을 했을 뿐이라는 해명에 어이가 없을 뿐이다. 미스치프가 말하는 <성역>은 문화유산이 아니란 말이다.
<예수님과 콜라보해서 작품을 만들면?> 대림미술관 - 미스치프
-그래피티는 뉴욕의 뒷골목에서 힙합문화와 함께 성장했다. 차별과 소외받던 흑인들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기 위해 건물, 지하철 등에 자신의 닉네임을 새기는 태깅(Tagging)에서부터 시작했다.
-‘백만 가지 법칙이 있는 무법 활동’이라고 불리는 그래피티가 예술로 자리 잡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고, 뱅크시, 바스키아, 키스 해링같은 아티스트는 이미 대중에게 예술가로 인식된다.
-대표적인 하위문화로 알려진 그래피티가 제도권, 미술관에 들어가게 된 이유는, 이들이 전달하는 정의롭지 않은 사회를 고발하는 메시지와 표현 방식이 대중의 공감을 샀으며, 예술의 다양성이 폭발하던 시기와 맞물렸기 때문이다.
-심지어 뱅크시는 '브랜달리즘'을 통해 "우리에게 피해를 끼치는 건 그래피티가 아니라 바로 '기업의 광고'"라고 이야기한다. 대중의 의사와 상관없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자신들의 광고를 도배하는 기업이야말로 진정한 공공기물 파괴자라는 소린데, 유구한 역사를 가진 곳에 감히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 주소를 '돈 받고' 처바르고서 예술하는 소리라니.
-경복궁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 곳인지 모르는 것인가. 자신이 어떤 짓을 벌였는지 인지하지도 못하면서 경복궁 담벼락에 스프레이로 찌그려낸 낙서는, 예술이라고 볼 수 없으며 오히려 예술을 기만하고, 문화유산을 훼손한 범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