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6을 보고 출근하며

혁신은 사무실에서 가능하다

by Dean

지난주 CES 2026이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진행되었다.

매해 CES를 보다 보면

세상이 정말 빨리 달리고 있다는 걸 체감하게 된다.


라스베가스에 4,100개가 넘는 전시사가 모였고,

로보틱스, 디지털헬스, 모빌리티 같은 키워드가

“이제 곧 현실”처럼 느껴졌다.


특히 이번 CES에서는 AI가 화면 속을 떠나

“물리적인 형태”로 스며든다는 Physical AI가

제일 눈에 띈 기술이었다.

로봇에게 단순히 ‘일’만 시키는 게 아니라

정말 일상 속으로 들어오는 시대가 멀지 않은 것 같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CES 영상을 끄고, 다음 날 똑같이 출근한다.


회의를 하고, 보고를 하고, 메일을 쓰고,

결정은 여전히 느리고, 일정은 늘 빡빡하다.


이때 드는 질문이 있다.




“혁신하는 회사들 틈에서, 나는 뭘로 살아남을까.”


혁신을 말하는 메일은 매년 오는데

회의는 여전히 길고, 결정은 여전히 느리고,

새로운 방식은 늘 ‘일부만’ 사용한다.


CES 2026 자료를 보며 그 질문이 더 선명해졌다.


이번 CES의 큰 흐름은 다섯 개로 정리된다.


AI, Everything / Robotics for Everyone /

Ambient Intelligence / Mobility, Everywhere / Quantum is Next.


그런데 흥미로운 건,

이 주제들이 “기술”로만 읽히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히려 일하는 방식이 먼저 보였다.


예를 들어 AI는 이제 “기능”이 아니라 “경험”이 된다.

하드웨어 중심 경쟁에서

서비스와 데이터·경험 중심 경쟁으로 이동하고,

단일 기업이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산업 간 수평적 협업이 핵심이 된다.

결국 강한 회사는 AI를 ‘도입’하는 회사가 아니라,

AI가 움직일 수 있게 연결하고 통합하는 회사다.


로보틱스도 비슷하다.

“로봇 한 대”가 아니라 Physical AI가

사람의 일을 대체/보완하는 플랫폼으로 확장되는 방향이다.

휴머노이드부터 서비스 로봇까지,

“현장에서 사용하는” 방향으로 진화한다.


모빌리티는 더 노골적이다.

경쟁력은 더 이상 부품이나 구동만이 아니라

소프트웨어와 UX, 배터리/에너지의 서비스화,

‘이동’이 아닌 ‘체험’으로서의 모빌리티로 옮겨간다. 

이건 기술 트렌드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조직이 어떤 기준으로 일하느냐의 문제다.


그리고 ‘Quantum is Next’는 메시지가 확실하다.

양자는 AI의 경쟁자가 아니라 AI의 확장자이고,

향후엔 양자+AI+기존 ICT 융합 인프라를

얼마나 빨리 구축하느냐가 분기점이 될 거라 말한다. 

특히 보안 관점에서 포스트-양자 암호(PQC) 같은

표준이 부상하는 흐름도 같이 언급된다.




이 지점에서 내가 느낀 건 단순하다.


혁신하는 회사들은 “더 좋은 기술”만 가진 게 아니라,

더 빠르게 정렬하고, 더 작게 실험하고, 더 크게 연결한다.

- 단일 조직이 다 하려 하지 않고, 협업을 전제로 설계한다. 

- 제품을 만들기보다, 경험이 흐를 생태계를 만든다. 

- 기술이 바뀌면 업무 방식도 같이 바꾼다. (그래서 툴 하나도 “전원 사용”이 중요해진다.)




그럼 한국 회사는 뭘 본받아야 할까.


거창한 “AX 선언”보다,

오늘 당장 바꿀 수 있는 것들이 있다.

그리고 그건 의외로 개인의 영역에서 시작된다.


1) 작은 실험을 ‘공식 업무’로 만든다

새 툴을 “해볼 사람만 해보는 것”에서 끝내지 않고

배우고, 팀을 위해 짧게 교육하고, 업무에 녹인다.


2) 회의의 목적을 ‘의사결정’으로 바꾼다

기술혁신의 속도는 결국 의사결정 속도이다.

회의가 길어지는 이유는 대개 “정리되지 않은 정보”들로 인해

의사 결정에 도달하지 못한 채 정보들만 나열하기 때문이다.


3) 내 일을 ‘연결’ 관점으로 다시 본다

내가 하는 일이 혼자 완성되는지,

아니면 누군가의 다음 단계와 연결되는지.

혁신 기업들은 여기서 시간을 아낀다.


4) ‘업데이트를 피하지 않는 사람’이 된다

새로운 것을 잘하는 사람보다,

불편함을 감수하고 배우는 사람이 결국 오래간다.


결국, CES 2026을 보며 든 결론은 이거였다.


‘우리는 늘 끊임없이 배워야 한다.’


혁신은 전시장에 있는 게 아니라,

회사 안에서 매일 선택되는 업무의 기본값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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