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가까워지지 않아도 되지만, 불편해지면 안 되는 관계들
일주일 7일 중 5일이나 출근하는 회사
5일이나 함께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
회사에서 만난 사람들과는
정말 학창 시절의 친구들처럼 친해지는 게 가능할까.
나는 가끔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있다.
하지만 답은 늘 비슷하다.
가능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친해질 수 있는가'가 아니라 '친해져야 하는가'이다.
회사라는 공간은 학교나 동호회처럼 취향이나 가치관으로 엮인 곳이 아니다.
그저 각자의 삶에서 어쩌다 비슷한 시간대에, 같은 건물 안에서 일하게 되었을 뿐이다.
하지만 매일 만나는 사람들이다.
사람에게는 본능적으로 불편함을 느끼는 거리가 있다고 한다.
약 70cm
이 간격 안으로 누군가가 들어오면 몸은 작은 경계를 드러낸다.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나거나, 몸을 옆으로 틀거나, 말투가 미세하게 달라진다.
우리가 만원 지하철에 탈 때 불쾌한 이유는 이 때문이다.
나는 사람들과의 '정서적 거리'도 70cm 이상이 유지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70cm는 대략 팔을 뻗어서 닿지 않는 정도의 거리다.
서로를 경계하진 않지만,
서로에게 기대지도 않고,
하루의 중심에까지 서로를 들여놓지 않는 거리.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지만 의존하지 않는 관계.
가벼운 사적인 이야기는 나눌 수 있지만 깊은 상처까지 내어주진 않는 사이.
가까워질 수 있지만 얽히지 않는 거리.
나는 이 정도의 정서적 70cm가 회사라는 세계에서 가장 건강한 거리라고 믿는다.
차갑지도 않고, 지나치게 따뜻하지도 낳다.
서로를 존중하기엔 충분하고, 관계에 휘둘리지 않을 만큼의 거리다.
누군가와 함께 일할 수 있다는 건 그 자체로도 이미 가까운 일이다.
그 이상을 강요하지 않는 것,
그게 회사에서의 성숙함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