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조건

Do The Right Thing VS Do Things Right

by Dean

리더십에 대해 글을 쓰는 일은 사실 나에게도 조금 조심스럽다.

나는 아직 리더의 경험이 많지 않고, 규모가 큰 조직의 리더의 경험은 없다.


그래서 내가 리더가 되었을 때 내가 바라는 모습대로 행동할 수 있을지

확신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런 글을 쓰는 것이 조심스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만나고 싶은 리더, 내가 되고 싶은 리더의 모습 정도는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성장하는 리더'를 좋아한다.

멈추지 않고 배우는 사람.

틀렸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는 사람.

권위보다는 성장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

그런 리더 말이다.


다만 이런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개인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팀을 어떻게 리딩 (Leading) 하는지가 중요한 일일 것이다.


회사에서 팀장이나 그 위의 직급 즉, 리더들이 하는 일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관리'하는 능력이다.

말 그대로 매니저(Manager)니까 말이다.


기본적으로 이 '관리' (Management)는 아래 두 가지로 나눠진다.


1. 관리 - Do things right

2. 리더십 - Do the right thing


1번은 계획, 지시, 통제를 중요시하고,

주어진 방식을 효율적으로, 빠르게 정확하게 수행하는 능력이다.

정답이 있는 일이다. 하라는 대로, 틀리지 않게.


2번은 목표 달성을 위한 자발적인 동기부여를 유도한다.

목표와 상황을 기준으로 '지금 우리에게 진짜 필요한 일'을 선택하는 능력이다.

비전을 제시하고 구성원들이 그 길로 가는 것을 납득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 일이다.


같은 단어(right)를 쓰지만 그 위치 하나로 의미는 완전히 달라진다.

우리는 종종 1번을 ‘일을 잘한다’고 착각하지만

회사라는 조직을 이끄는 힘은 대부분 2번에서 나온다.


무엇을 '옳게' 하느냐보다

어떤 일을 '옳다'라고 판단하는 것이 훨씬 더 어렵기 때문이다.



관리형 리더로부터 배운 것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회사 생활 동안

나는 '관리형 리더'를 꽤 많이 경험했다.


보고서를 만들 때마다 그 리더의 시선은 늘 내용보다 형식에 가 있었다.

폰트를 바꿔라, 색깔을 바꿔라, 단어가 이상하다.. 등등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속 전형적인 인물처럼 말이다.


소집한 회의에는 늘 목적이 없었다.

복잡하게 길어지는 회의였지만 중요한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문서의 여백을 정렬하느라 팀의 에너지가 비어갔다.


물론 이런 디테일은 중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이 디테일이 '일의 목적'보다 앞설 때 문제가 된다.


직위와 권력을 사용하여 지시하고, 'Do things right'만 남으면

팀은 느리게, 그리고 소모적으로 움직인다.


형식은 완벽하지만,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리더십을 보여준 리더로부터 배운 것


반대로 리더십을 보여준 리더도 있었다.

새로 맡은 프로젝트는 신기술이라 난관이 많았고,

매일이 새로운 이슈의 연속이었다.


그 리더는 내 보고서의 오탈자나 폰트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오히려 내가 오타를 발견하고 부끄러워질 뿐이었다.


대신 왜 이렇게 판단했는지 물어보고, 목표에 맞는 방향으로 수정해 주었다.

나를 어떻게 도와주면 좋을지를 물었다.

나의 판단을 대신해주지 않았고, 내 결정을 빼앗지도 않았다.

내가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어줄 뿐이었다.


권력이 아니라 개인 역량으로 구성원들에게 동기부여를 해 주고

인간적인 관계와 비전, 변화, 혁신에 집중한다.


그런 리더 밑에서는 사람이 성장한다.

그리고 책임을 진다.

왜냐하면 신뢰는 보답하고 싶은 감정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이 리더와의 업무 경험이 강렬했기 때문에

리더십에 대한 내 기준이 바뀐 것 같다.



내가 바라는 리더, 내가 되고 싶은 리더


그래서 결국 내가 바라는 리더, 내가 되고 싶은 리더는

'방향을 잡아주는 사람'이다.


구성원의 페이스를 읽고, 그들의 판단을 존중하고,

오류가 있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조용히 지지해 주는 사람.


그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실현시킬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사람.

틀림을 두려워하지 않고, 옳은 일을 선택하려고 애쓰는 사람.

그리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도 계속 성장하는 사람.


리더십이란,

목소리를 크게 내는 능력, 지위를 휘두르는 능력이 아니라

방향을 잃지 않도록, 팀과 함께 걸어가는 일이라는 것을 배워가고 있다.


맨 처음 이야기 했듯이,

내가 리더가 되었을 때, 지금 말한 내용들을 지켜낼 수 있을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완벽한 리더는 책 속에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 불완전함을 감수하고서라도

그런 리더가 되어보려 한다.


조용히, 천천히,

그러나 분명한 방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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