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동네, 20층 높이의 리조트 안 별다방이 생겼다.
경치가 멋있어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고. 주말엔 사람이 너무 많아 자리가 없을 정도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사람이 북적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나를 위해 남편은 평일 오전에 시간을 내었다.
하지만 그 시간임에도 테이블마다 사람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제 막 연애를 시작한 듯한 젊은 커플, 소음이 있는 곳에서 집중이 더 잘되는 것처럼 보이는 공부하는 학생, 영화를 보는 중년의 남성과 건너편에는 풍경을 오래도록 바라보는 이름모를 여성까지.
여름엔 평일, 주말 가리지 않고 여기, 저기 북적이는 우리 동네.
끈적한 바다 냄새가 어디든 바람을 타고 불어오는 내가 사는 동네다.
우리는 구석진 자리 한 곳에 앉아 음료를 기다렸다. 바깥 경치를 바라보았다.
벽 전체가 유리로 되어있어 멀리 있는 호수와 산이 잘 보였다. 마침 쾌청한 날씨에 산의 절벽과 나무 하나까지도 나의 눈에 선명하게 비쳤다.
그렇게 시끌벅적한 이곳에서 명상에 빠진 듯 바라보는데 할머니 네 분이 지나가셨다.
까르르 웃으며 여고생처럼 즐거워하는 할머니들에게 자꾸만 눈길이 갔다.
쨍한 진분홍색 티셔츠, 노란 개나리색 바지, 에메랄드빛 스카프를 두른 모습이 마치 가수 '소녀시대'를 떠올리게 했다.
알록달록 화려한 옷을 차려입고는 커피 하나에, 경치 하나에, 의자 하나에 감탄과 미소를 짓는 할머니들.
"세상에, 커피를 어쩜 이렇게 맛있게 만들었지?"
"오메나, 저기 경치 좀 보라고. 오래 살고 볼 일이네. 오래 살고 볼 일이야!"
서로 손을 잡고, 잡아주며 커다란 유리문을 함께 열고 테라스로 나선다. 뒤이어 이어지는 맑은 감탄과 탄성.
"와~~" 행복해하시는 할머니들.
웃을 때마다 얼굴의 잔잔한 주름이 함께 미소 짓는 뽀글 머리 소녀시대.
그중 베이지색 꽃 모자를 눌러쓰고 진분홍 카라 티셔츠와 짙은 청록색 바지를 입은 할머니는, 경치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한참을 그 자리에 서계셨다.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고, 또 찍고. 다른 할머니들은 다리가 아파 먼저 들어가도 황홀한 자연에 이끌린 듯 한참을 그렇게 서 계신 할머니.
세월의 모진 풍파 다 겪고 살아내서, 버텨서, 이렇게 말도 안 되는 경치를 보며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시절이 자신에게 온 것을 감사하고 감탄하고 기뻐하시던 할머니.
때 묻지 않은 반짝이는 눈빛으로 살아온 날을 떠올릴 할머니의 모습이 나도 미소 짓게 했다.
나이는 들어도 마음만은 소녀시대.
할머니들께서 오래오래 건강 하시길 바라는 마음이다.
할머니께서 바라 본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