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219
그로 인해 교수형을 당한다 해도 나는 그녀를 가져야만 했다. 나는 그녀를 가졌다. - 70p
그녀를 품에 안고 그녀의 입술에 내 입술을 뭉갰다... "날 깨물어! 깨물어 줘!" 그녀를 깨물었다. 내 이빨이 그녀의 입술을 너무 깊이 파고들어 가 입속으로 피가 뿜어져 나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녀를 안고 2층으로 올라갈 때 피가 그녀의 목덜미를 타고 흘러내렸다. - 20p
"당신이 나를 배신했어."
"그리고 당신이 나를 배신했어. 그걸 잊지 마"
"그게 끔찍한 부분이야. 내가 당신을 배신했어. 둘 다 서로 배신했어."
"그러니까 서로 비긴 거지, 안 그래?"
"비겼어. 하지만 지금 우릴 봐. 우린 산꼭대기에 있었어. 아주 높은 곳에 올라 있었어, 프랭크. 그곳에서, 그날 밤, 우린 모든 걸 가졌어. 그런 감정을 느낄 수 있는지 몰랐어. 우린 키스했고 무슨 일이 벌어지더라도 영원하도록 봉인했어. 우린 세상에 있는 그 어떤 두 사람보다 더 많은 걸 갖고 있었어. 그런 다음 무너져 내렸어. 처음엔 당신이, 그리고 그런 다음엔 내가 말이야. 그래, 비겼어. 우리가 이곳 바닥에 함께 있으니. 하지만 더이상 높이 오르지 못해. 우리의 아름다운 산은 사라졌어." - 125p
케인은 레이먼드 챈들러와 같은 시대를 살았고, 둘 다 ‘하드보일드의 거장’이라고 불린다. 하지만 실제로 읽어보면 두 작가의 스타일은 아주 딴판이다. ... 챈들러는 케인을 ‘문학계의 쓰레기’라고 비난했다. 고독하고 정의로운 탐정을 안 그런 척 로맨틱하게 그렸던 챈들러로서는, 건달이 건달처럼 말하는 소설을 참기 힘들었으리라. 나는 케인 편이다. 살면서 외롭고 의로운 탐정을 본 적이 없다. 그리고 보통 사람의 언어로 이룬 시적 정취의 폭발력은 그 어떤 수사법도 뛰어넘는다. - [장강명의 내 인생의 책] ③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당신은 내가 일부러 그러지 않았다는 걸 그녀가 알았을 거라고 생각하는가? ... 살인을 가지고 모의하다 보면 이런 끔찍한 생각도 든다. 어쩌면 차가 부딪칠 때 그녀의 머릿 속이 내가 일부러 했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을지도 모른다. 그게 이번 생 후에 또 다른 생이 있기를 희망하는 이유다. - 168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