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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섬 Feb 23. 2024

갱년기를 맞이하는 우리들의 자세

남녀 중년 특집

내가 드디어 '갱년기'라는 단어를 이곳에 쓸 줄이야. 

하루에도 몇 번씩 갑자기 더웠다가 또 으슬으슬해졌다가를 반복한다. 물론 땀도 난다. 

지금도 등짝에 누가 전기난로 갖다 댄 것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늘 반팔을 받쳐 입고 다니는데, 겉옷을 벗으면 이내 추워질 것이다. 

게다가 지난 11일 새벽 이후로 내내 우울한 감정이 왔다 갔다 하는데, 이것도 갱년기가 묶어서 보내준 선물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잠을 잘 자면 감정이 사그라드는 것을 나도 이젠 잘 알아서 되도록 저녁에 일찍 잠자리에 들려고 노력한다. 



며칠 전 아는 동생에게 명절 안부를 물었다가 어렵다고 해서 돈을 보내준 적이 있다. 

처음엔 자기 노래방 가야 한다고, 돈 꿔 달라고 해서 싫다!고 잘랐다. 농담인지 진담인지 몰라, 나도 농담하듯 팍 자른 것이다. 다음 날, 다시 전화가 와서 부탁한다고, 누나 십만 원, 이십만 원 없는 건 아니지 않냐고 하기에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먹어봤다. 

돈을 꿔줄 때에는 '이 돈 안 받을 생각 하고 보낸다.'는 명제가 있지 않나. 그래서 그 생각을 하고, 하룻밤 생각하다가 아침에 보냈다. 

자기가 일 해서 돈 보내주겠다고 하는데... 그게 1,2주에 될려나 하고 기대 안 하고 있었는데, 전화가 왔다. 지난 토요일. 

계좌를 불러 달란다. 돈 보낸다고. 정말 고맙고 미안한 마음으로 문자를 보냈다. 

그런데, 내가 왜 여따가 이런 얘기를 하겠나. 

아직 안 왔지. 뭐. 

'바로' 보낸다고 했나. 

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은 어딘가 제대로 접속이 잘 안 된 듯한 느낌. 

집중해서 일을 하기에도 붕 떠있고, 그렇다고 돈 못 받은 것 때문에 우울한 것은 전혀 아니고... 

장기전세 중간에 나가리 난 것 때문에 힘 빠진 것은 더더욱 아니고...

있다가 남편 집에 들어오면 그냥 바로 침대로 직행해야겠다. 

뭔가 탈탈 털린 듯한 느낌이다. 

(그러나, 이 글을 쓰면서 조금은 막 팬이 돌아가면서 뜨거워졌던 뇌가 가라앉는 것 같다.^^)

아 참, 혹시 갱년기를 경험해 본 우리 언니들! 

산부인과에 가서 처방을 받는 것이 도움이 될까요? 아니, 갱년기에 뭐 먹는 것이 있나요?

도움 하나 추가 부탁드려요.




여기까지가 어저께 다른 sns에 적은 글이었다.
그런데 실로 감동적인 '갱언니들'의 댓글들이 줄을 이었다.
그냥 나혼자 보고 그만 지나갈 수가 없어서 여러분들의 중장년기에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야무지게 갈무리하여 소개해보고자 한다.

 

시원한 석류 쥬스 가끔 마셔보세요~ (마켓에 파는 석류과일)
산부인과 처방 받는 호르몬 약들은 나중에 유방암에 걸릴 확률 때문에 자주 유방암 검사도 받는것 같아요!
의사 선생님께서 되도록이면 호르몬약 먹지 말라고 하셔서 저는 생으로 고생하다 석류즙(유기농) 마시다
이도 유방암 걸릴 확율이 있다 해서 자***에서 나오는 석류 쥬스(사이즈 작아 좋음) 힘들 때만 가끔 마셔줍니다!
갱년기는 갈수록 잠이 안와서 몸이 더 힘들고 여기 저기 뼈들도 아파지고; (골다공증 빨리오기 시작)
머리 두통도 오고 내 몸인지 다른 사람 몸인지 모를 정도로 힘들어 지니 운동 부지런히 해서 몸건강 관리 잘하세요~^^  
아... 갱년기...
저는 그나마 좀 덜 심하게 지나가고 있는듯 한 원인 중 하나가(오롯이 저의 생각임) 제가 먹고 있는 여성유산균 덕분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어서요.
산부인과 검진 때도 아직도 생리를 하고 있고 호르몬도 이상이 없는 이유가 지금 제가 먹고 있는 유산균 때문일 수도 있다고 의사샘께서 그러시더라고요.
1년 전, 인터넷 광고를 보고 반신반의 하면서 사 먹게 되었는데 그냥저냥 딱히 좋은지 나쁜지 모르고 그냥 먹고 있었는데...갱년기 증세가 제겐 아직 일어나지 않고 있어서요.  
자라는 것도 힘들었는데,
늙는 것도 쉽지 않군요 
내가 그 갱년기땜에 제주도 온거유..
아이들 있고 일 있어서 더 힘들겠구랴..
일단 첨에는 열 나다 말다 하는 걸로 시작하지만..
좀 지나면 여기저기 막 아파요.. 호르몬 변화와 불균형 때문에요..
나는 암** 갱년기유산균도 먹고.. 뉴** 갱년기 여성호르몬 보조제하고 코*** 플러스라는 긴장 완화 보조제도 먹고.. 그리고 꼴 보기 싫은 것들 스트레스 되는 것들 단호하게 다 짜르고 안보고 거리 두고..
암튼 지나간다니 존버하고 있어요.. 진짜로 서서히 좋아지네요..
관리 잘 하고 기운내요.. 
호르몬제 처방 받으시기 전에 Flaxseed oil(아마씨유) 강력 추천합니다. 의사가 자기 부인에게 먹게 하는 건강보조제. Iherb에서 사시면 되는데 이거 친구들 30명쯤 효과봤어요 
다른 분들도 말씀하셨지만 먼저 산부인과 가서 검사 꼭 받으시고... 
호르몬제는 의사 마다 의견차가 좀 있는 것 같아요. 
유방암 등 문제를 말하는데 홀몬제 복용으로 암 발생 하는 확률보다 갱년기 장애로 오는 문제가 훨씬 크다고 권하는 의사도 있으니까요. 
저희 엄마가 아주 심한 케이스로 지금 칠십대 후반이신데 2년전까지 고생하셨어요. 
저 이십 대 후반일 때 부터니까 무려 20년 넘게ㅜㅜ 너무 고통스러워 하신 걸 오래 보면서 갱년기 장애에 두려움이 생길 정도였어서 저도 비슷하게 겪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만약 석류 제품 드시게 된다면 석류를 씨까지 통째로 착즙한 것은 피하시는 게 좋아요. 
저희 클라이언트 사가 석류 제품으로 상장까지 된 전문 회사라 일하면서 알게 됐는데, 씨를 제거한 과육만으로 착즙한 것은 유방암 관련 등의 문제가 거의 없다고 하네요. 
그리고 석류가 가장 여성호르몬과 유사한 성분이라 효과가 제일 좋다고 하고요. 광고 같아서 여기에 밝히기는 그렇고.. 혹시 나중에 필요하시면 브랜드 알려 드릴게요. 
갱년기 증상에 관심이 많다 보니 댓글 투머치 죄송^^; 
열감 홍조 우울 예민 화냄 무기력까지.. 세트네요. 심하면 병원 가시는게...
아직도 잔불이 남아 있네요...
아내 컨디션과 눈치 살피는게 루틴이 되었어요. ㅠㅠ 가정의 평화를 위하여.  



갱년기란 실로 높은 산의 무한히도 깊고 검은 골짜기와도 같은 영역임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여자에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것 또한...
춥다, 덥다 하면서 나와 내 동생에게 신경질을 자주 냈던 우리 어머니의  25-30년 전 지나간 갱년기에도 마음의 손을 얹어드린다.
나도 갱년기는 처음이라...


저 위의 댓글 중에 한 줄처럼... 자라는 것도 힘들었는데, 잘 늙기도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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