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이 이렇게까지 아이들의 교육에 열심인 이유는 사실, 아이에 대한 부모의 ‘기대와 희망’ 때문이다.
영유아기의 부모들 중 자신의 아이가 특별하다고 생각해본 적 없는 사람이 있을까.
심지어 우리 아이가 영재는 아닌지 고민해본 사람도 많을 것이다. 실제로 그 나이의 아이들은 부모들이 착각하는 것이 당연할 만큼, 성장과 발달이 폭발적으로 이루어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물론 아이의 무한한 가능성을 생각하면 다양한 경험과 기회를 주는 것은 나쁘지만은 않다. 그러나 문제는 많은 엄마들이 아이가 관심을 갖고 흥미를 보이기도 전에 너무 많은 경험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마치 ‘뭐든 하나 걸려라’는 듯.
예체능이니 괜찮겠지 생각하며 승마도 시키고, 수영도 시키고, 미술도 시키고, 피아노도 시키고, 발레도 시킨다. 피아노를 쳐보기는커녕 피아노가 뭔지도 정확히 모르는 아이는 부모의 손에 이끌려 무작정 학원부터 다닌다. 공부에 재능이 있을 수도 있으니, 당연히 교과목 사교육도 시켜야 한다. 그래서 요즘 이 동네는 ‘사고력’과 ‘창의력’이라는 말을 붙인 국영수 과목 사교육도 성행이다. 사고력 수학, 사고력 논술, 사고력 영어까지. 그냥 수학 학원이라고 하면 왠지 영유아들에게 가혹한 느낌이니 애써 포장한다.
그래서 이 동네의 아이들은 웬만한 어른보다 바쁘다.
6, 7세만 되어도 하루에 정해진 스케줄로 가득 차서, 며칠 아프기라도 하면 기다리는 보충 수업들이 두려울 정도다. 아이들은 점차 지치고 피곤해진다. 하지만 부모님에게 차마 그만두겠다는 말을 하지 못한다. 아직 어린 영유아들에게 부모의 요구를 거절하기란 너무 어려운 일이고, 부모 또한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결국 부모들의 ‘다 너를 위해서야’라는 말에 아이들은 순순히 쉴 시간과 놀 시간을 반납한다. 이런 날들이 쌓이며 지칠 대로 지친 아이들은 점차 대충하고 시간만 때우는 것들이 늘어만 간다. 이런 시간들 속에서 과연 진정한 재능을 찾을 수 있을까. 아이들의 가능성을 찾아준다는 명목으로, 부모의 욕심을 채우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나는 적어도 영유아기의 아이들에게만큼은, 충분한 쉴 시간과 놀 시간을 주었으면 좋겠다.우리가 살아온 날들을 되돌아보자. 인생을 통틀어 영유아기만큼 자유로울 수 있는 시기는 없었다. 이대로라면 아이들의 기억 속에, 정말 자유로웠다고 느꼈던 시기가 아예 없을까 두렵다. 그러니 이제 그만 아이들에게 마땅히 누려야 할 놀고 쉴 수 있는 권리를 돌려주어야 한다. 숙제를 다 하면 노는 것 말고, 학원을 다녀오고 쉬는 것 말고, 그냥 좀 쉬고 놀았으면 좋겠다. 그래 봤자 고작 7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