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스토리는 묘한 희열을 준다
브런치 이야기 (2)
브런치 스토리(brunch story)에 새 글을 올렸다.
한 편의 글을 올릴 때마다 묘한 희열과 성취감을 느낀다. 브런치 작가가 된 후, 나는 아내의 권유에 힘입어 세 편의 수필을 문예지에 응모했고 수필가로 정식 문단에 데뷔했다. '내게도 이런 일이...' 이러한 멋진 변화는 퇴직(退職)이 가져온 소중한 선물이기도 하다. 사실 지난 42년간 교직 생활 중에는 글 쓸 엄두도 내지 못했다. 진을 다 빼가며, 내 청춘을 불살라가며 아이들 교육에 최선을 다했던 것 같다. 작금의 척박한 교육 현장이라면 지난날처럼 열심히 교육할 수 있었을까? 교육은커녕 지독한 혼란으로 엄청나게 좌절했을 것 같다.
요즘 나는 45년 전, ‘나의 20대, 가슴 시린 이야기’를 쓰고 있다. 벌써 13회째 글을 썼다. 몹시 가난했던 그 시절, 가난은 외로움을 불러왔고 그래서 책을 친구 삼았다. 도서관에 신간 도서가 입고되면 사서님께서 제일 먼저 나한테 빌려주셨다. 고마운 호사(好事)를 누렸기에 지금도 사서님 얼굴을 또렷하게 기억해 본다. 대학 시절의 다정스러운 내 친구, 독서(讀書)는 외로움을 달래주었고 가난함도 잠시, 잠깐 잊게 했다. 그쯤에 나는 독서와 더불어 신앙생활도 열심히 했다. 그때 썼던 글들 속에 신앙 간증이 아주 많은 걸 보니, 어려움과 외로움의 시간을 신앙으로 달랬나 보다. 되돌아보니 독서와 신앙생활에 심취되어 ‘나의 20대, 가슴 시린 이야기’가 탄생되었다. 꿈 많고 아름다웠던 20대, 나는 그 시절이 한없이 그립다.
‘라이킷’ 45회!
언제부터일까? 라이킷 45회 전후에 브런치 스토리에 새 글을 올리는 게 내 나름의 기준이 되었다. 내 글을 라이킷 해준 독자(?)들과의 무언(無言)의 약속이다. 어떤 작가님은 매일 새벽에 글을 올린다. 대단하다. 어떻게 매일매일 글을 올릴 수 있을까? 브런치 작가님의 혼(魂) 실은 내공에 깜짝 놀란다. 그런 작가님이 있어 나는 동기부여를 받는다. 사실 브런치 스토리에 글을 쓰면서 때로는 무료함을 가질 때도 있었다. 여러 브런치 작가님께서도 '누가 알아주는 것도, 누가 읽어 주는 것도 아니고, 수익이 창출되는 것도 물론 아니다'라고 따끔한(?) 지적을 해주셨다. 나는 ‘이토록 시간을 내어 정력을 소비하며 글을 쓰지만 내가 얻는 보상(報償)이 있을까?’라는 합리적 의심(疑心)을 한 체로, 오늘도 글을 쓴다. 흐흐흐, 한 편의 글을 올릴 때마다 묘한 희열을, 성취감을 느끼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