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이야기 (5)
아침 식탁에서 아내가 툭 한마디 던졌다.
‘나는 브런치에 밀렸다.’
'도대체 남편이 있는지, 없는지? 빨리 제시간에 식사해야 하는데, 그놈의 브런치가 뭐라고? 눈 뜨자마자,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며 여지없이 타박이다.
할 말이 없다. 틈만 나면 온통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거나, 핸드폰 만지작거리며 이곳저곳 브런치 작가들의 글방 여행 삼매경에 빠지니, 내가 봐도 이건 아닌 것 같긴 하다.
또, 며칠 전에는 ‘어디 조용한 곳에 가서 브런치 좀 마음껏 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가 본전도 못 건지고 묵사발 되었다. 벌써 선 경험 했기에 조심했어야 하는데, 오늘 아침에도 나는 실수(?)를 했다. 거참. 이게 실수인지 모르겠지만 생활의 균형이 무너진 것 같긴 하다.
‘초들 김경호’
한국어 교원, 에세이스트
구독자 534, 관심작가 888
글 124, 작품 7
2023.08.05. 현재, 그동안 구독자가 많아졌고 나의 관심 작가 수도 많이 늘어났다. 새 글을 올리면 하루 사이에 평균 150명 이상의 구독자들이 ‘라이킷’ 해준다. 그래서 매일 혹은 격일로 새 글을 올린다. 구독자님들께 감사해서 그렇다.
아내가 이런 사정(事情)을 알아줄 리 없다.
아내는 당연히 “생활의 균형을 가져주세요.”라고 경고 방송을 할 수밖에 없다. 아내의 경고 방송에 귀 기울려야 한다.
‘어떻게 해야 할까?, 작가님들 글방 여행을 좀 줄일까? 아니지 새 글을 1주일에 2~3회 정도, 1회만 올릴까?, 매일 일정한 시간을 정해서 브런치에 들릴까? 아내를 어디 다녀오라고 할까?’
아무튼 조만간에 현명한 대안(代案)을 찾아야겠다. 아내가 브런치에 밀렸다고 집 나가기라도 하면 절대로 안 된다. ‘브런치가 문제일까? 아니다. 내가 문제이겠지.’ 궁금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