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전, 아내가 ‘월간 문학바탕’ 시 부문에서 신인문학상을 받고 등단했다. 그때 나는 자연스럽게 축하 사절(?)로 동행했다. 평소 존경하는 민용태 교수님과 아름답고 친절한 곽혜란 대표님을 만났다. 두 분은 매우 고상하고 지적인 분이셨다.
아내는 ‘문학바탕’을 통해 등단했음에 자부심이 컸다. ‘문학바탕’은 아내의 자존심이었다. 온 집안의 책꽂이에는 ‘문학바탕’으로 차곡차곡 채워졌다. 언제였을까? ‘문학바탕’이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우수잡지, 우수 콘텐츠 잡지’로 선정되었다며 쩌렁쩌렁 큰소리쳤었다. 그러면서 끊임없이 ‘문학바탕’을 통해 등단하라고 강권했다. 그래서 ‘내가 언젠가 등단한다면 반드시 ‘문학바탕’을 통하리라. 곽혜란 대표님, 민용태 교수님을 또 뵙고 인사드리리라’라고 다짐했었다.
얼마 전, 98세 장모님께서 담석증으로 어려운 수술을 두 번이나 받고, 한참 만에 마취에서 깨어나고, 밤새 극심한 고통을 겪으셨다. 마침내 몸의 모든 기관이 정상으로 되돌아와 거뜬히 건강을 되찾았는데 이것은 장모님의 기적이었다. 나는 실제 감동적인 경험을 기억하고 싶어서 글로 썼다. 그랬더니 아내가 ‘문학바탕’을 통해 수필 부문으로 등단해 보라고 이메일 주소를 알려주었다. 나는 멈칫거리며 글을 보냈다.
며칠 후, 기쁜 소식이 왔다. 곽혜란 대표님께서 친히 전화 주시며 ‘당선 소감’를 보내달라 하셨다. 곽 대표님의 목소리에 매료되어 숨이 턱, 가슴이 뛰었다. “아, 네네.” 그렇게 웅얼거린 것 같다.
차분히 생각해 보니, 곽 대표님께서는 “감동적이라며, 명문 가족이라며, 온 가족이 문학 가족”이라며 칭찬해 주셨다. 감사드린다. 또, 졸작인데도 기꺼이 뽑아준 심사위원님들과 ‘문학바탕’ 관계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겸손함으로 더욱 정진할 것이다. 앞으로 다양한 교육 이야기, 진솔한 삶의 이야기를 쓰면서 소소한 희망과 행복을 찾고 싶다.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그리고 시 부문에도 한 발짝 도전해 보고 싶은 소망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