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늦게 편지를 쓴다. 예정대로 4월 18일 금요일 서울로 오지(奧地) 어린이 새마을 비교 교육’ 차, 출발하게 되었다. 주님 보살핌 가운데 뜻있고 무탈한 여행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마냥 즐거워하고 환희에 젖어있는 아이들을 보며 내심 이질감을 가져본단다. 어쩜 내가 동심의 순수성을 잃어버린 것 같아. 아울러 이런 생각도 했다. ‘내가 아직껏 수학여행 한 번도 못 가봤으니, 이번 기회에 수학여행 가는 셈 치고 아이들과 서울 여행을 즐겨야지’라고.
承弟야!
빗방울이 잠시 쉬고 있다. 변덕스러운 날씨야. 사람들의 마음이 고약해서 자꾸 비가 내리는 걸까?
진실(眞實)
때 묻지 않고 순수한 진실의 세계를 나는 늘 동경하며 살아간다. 사람들이 진실을 찾아 예수님을 닮아갔으면 좋겠어. 하지만 사람들은 나날이 약삭빠르고 이기적으로 변해가는 것 같아.
예수님의 백성은 무언가 달라야지. 이를테면, 나는 여느 젊은이와 다른 삶을 살려고 한다. 내 마음속 가득 예수님 사랑을 품고 살지만, 생활력이 강하고 현실에는 충실한 사람이야. 그러기에 간혹 너에게 미움을 받지. 재미없다고. 하지만 나는 보통 젊은이처럼 살기 힘들어. 내게 처해있는 환경이 날 그렇게 만들어 가고 있거든. 그러니 너그럽게 이해해 주라.
30,000원을 송금하니 동생들에게 석유곤로를 사주고, 나머지는 네가 필요한 데 쓰렴. 꼭 양림동에 가서 동생들과 상의해서 사주기 바래. 나는 신성한 교직을 위해 봉사하며 봉급을 139,456원 받는다. 적은 돈이지만 너를 위해 값있게 쓰고 싶어. 또 그런 보람으로 살고 싶고. 浩兄이의 소박한 이 마음이 아름다운 사랑으로 열매를 맺게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