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23살의 너와 나, 사랑의 힘일까?

벌써 어른이 되었어

by 초들

22, 23살의 너와 나, 사랑의 힘일까?



서리가 내리고 있는 밤, 하늘이 온통 하얗다. 내일 아침에는 난롯불 속에 손을 슬쩍슬쩍 감춰야할 것 같아.


承弟야!

이 깊은 밤, 너는 벌써 자고 있겠지. 난 깊은 산속이라서 그런지, 잠은 커녕 정신만 초롱초롱해진다. 이 시간, 우리는 서로를 생각하고 있을 거야. 나는 너를, 그리고 너는 나를, 끊임없이 말이야. 22, 23살의 너와 나, 사랑의 힘일까? 벌써 어른이 되었어. 아주 의연하잖아.


나는 무지(無知)하게 열심히 살려고 해. 남들 보란 듯이(그렇다고 꼭 봐서는 안 되지만) 부지런히 살 거야. 너는 더 열심히 살겠지. 너는 학과 공부와 내조? 나는 전직(轉職) 공부와 직장 생활을 열심히 하자. 하나님께 영광 돌리기 위해 노력하자. 이 세상보다는 저 높은 곳을 바라보며 살자.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일부분을 보낸다. 푸시킨이 병상에서 시름시름 앓다가 38세 나이로 생을 마감하면서 쓴 시라고 하니, 시인의 죽음은 더 비극적인 것 같다. 죽으면서 삶에 대한 영감을 마지막으로 써서 그런지, 몇 번을 음미해도 삶에 대한 통찰력이 가득 녹아있는 느낌이 든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슬픔의 날을 참고 견디면
반드시 기쁨의 날이 오리니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현재는 슬픈 것
모든 것은 순간적이고 지나가는 것이니
그리고 그 지나가는 것은 훗날 소중하게 되리니.



푸시킨은 슬픈 날을 참고 견디면 즐거운 날이 오게 되고, 누구나 미래를 바라는 마음이 있어 현재는 우울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또한 인간사에 좌절과 행복, 걱정과 기쁨은 함께 하는 것이라고 한다.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것이 사라지지만, 그것이 기쁨이든 슬픔이든 지나고 나면, 다 그리움이 되니 모두 가치와 의미가 있겠지. 네 곁에는 항상 내가 있어. 너를 위해 살 거야. 그러니 삶이 힘들지라도 나약해지지 말기 바라.


지금 시각이 1980.11.05.(수) 00:00이다. 내일을 위해 자자. 포근하게, 평안하게 우리 조용히 침잠(沈潛)해 보자.


늘 주안에서 건강하길 빌며



1980.11.05.(수) midnight 浩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