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실과 성장을 가져다줄 이 가을에 campus life 속의 너=承弟, 철부지 어린이들과 오순도순 공부하는 나=浩兄, 우리는 어떻게, 얼마만큼 성숙하고 있는 걸까?
承弟야!
우리는 늘쌍 사랑 운운하지만, 얼마나 밀도 깊은 열애(熱愛) 속에 살았는지, 생의 환희와 즐거움, 청춘의 발랄함과 생기를 가졌는지 생각해 보는 오늘이 되어보자. 하루하루를 산다는 게 삼라만상(森羅萬象)의 갖가지 생각과 느낌들이 응어리져서 의미(意味) 지어진다면, 우리에게 고통, 번민, 고민, 슬픔, 번민, 기쁨, 환희 등의 감정은 당연한지도 모른다.
우리의 하루하루를 되돌아볼 때, 여유보다는 냉혹함이, 기쁨보다는 슬픔이, 소망보다는 절망이 미소 지을 수도 있어. 그러나 그런 게 삶의 일부분이요, 그러한 게 합해져서 인생이 된다면 우리 자신의 비판적 사고를 동원해서 수용하고, 유의미하게 보람 있는 생을 가꾸어 나아가기 위해 전심전력(全心全力)을 다하자. 더군다나 주님의 놀라운 능력과 세계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라면, 오늘 좋지 않은 감정을 깔끔히 접어버리고 소망과 즐거움 속 인생을 가꿔 나갈 수 있거든.
너는 고등교육을 받는 지성인이라고 칭송을 받지. 지성(知性)이란 많은 사리 분별력(事理 分別力)을 관철(貫徹)시키는 것일 거야. 나아가 더더욱 정성껏, 멋있게, 지혜롭게 생을 가꾸어 나가야 할 거야. 그러기 위해서 노력을 배가(倍加) 해야 한다.
‘시작이 반(半)’이라고, 벌써 11시 43분, 2교시가 끝나고 3교시 시작종이 울렸다. 3교시를 시작하자니 편지가 하루 늦어지고, 편지를 보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고, 그래서 서둘러 이 글을 끝맺으련다.
너를 무척 사랑한다. 내 하루의 시작과 끝이 너로 인해 행복해.
이번 주에는 광주에 못 갈 거야. 우리 서로, 보고 싶은 마음을 기다리는 마음속에 가둬두자. 그래서 상봉하는 날, 꺼내서 만남의 기쁨을 듬뿍듬뿍 나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