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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들 Dec 15. 2023

너 때문에 진솔한 생(生)의 의미를 절감(切感)한다

너를 극진히 사랑하련다

너 때문에 진솔한 생(生)의 의미를 절감(切感)한다          




새벽 찬 공기를 가르며 암천리로 향하던 나의 발걸음이 무겁다. 자꾸 뒤돌아보며 뜨겁게 달아오르는 눈시울 감추려고 자꾸 고개를 떨궜다. 확 너에게 다시 돌아가고 싶은 감정을 억누르며 뛰고, 달려서 터미널에 도착했다. 새벽 버스 타는 날은 아주 피곤하다. 어느덧 교단에 서서 아이들과의 수업에 파묻혔는데, 허기(虛飢)란 놈이 빨리 찾아와 너무 힘들었다.


           

承弟야!

너 때문에 진솔한 생(生의) 의미를 절감(切感)한다. 네가 정성껏 준비해 준 콩자반, 깍두기, 마른고기 반찬, 어찌나 맛있던지, 너의 고결한 정성을 꽉꽉 깨물어 먹었다. 참, 그러고 보면 너는 무진장(無盡藏)한 사람임에 틀림이 없다. 가혹한 현실, 각박한 가정환경, 빈털터리 浩兄이 처지를 함께 공감해 주니, 너는 수호천사(守護天使)란다.

    

지금 너를 생각하며 사랑의 미로(迷路)를 헤맨다. 때 묻지 않는 순애(純愛)로 예수 그리스도의 향기를 뿜어내는 너에게 감사한다. 나는 너를 극진히 사랑하련다.  


         

承弟야!

고맙다. 기필코 너만을 위해 열심히 살아갈 것이다.

별들이 총총히 빛나는 밤에 사랑하는 를 생각하며 이만.

     

잘 있어. 건강하길 기원할게.  


        

1981.12.01.(월) 암천리에서 浩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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