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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들 May 23. 2024

내 인생을 너와 같이 시작할 것이다

사랑한다. 죽도록

浩兄아! 

    

눈이 쑤시고 뼈마디가 쑤시는 통증이 온몸에 가득 찼다. 마음은 갈등의 해소된 해맑은 풍경이고, 한없이 평온한 상태란다. 가끔가다가 아픈 심장을 찌르는 세파(世波)의 모든 사건이 파문을 일으킬 뿐 오직 자아의 원형 속에 서 있단다.


         

내 浩兄아!

    

바다는 때로는 화를 내며 순진한 어부의 생명을 앗아가지만, 포용력과 넓은 가슴을 가졌단다. 즉 바다는 浩兄이와 비유된 거지. 어때, 바다처럼 넓은 네가 되고 있다고 생각하니? 암만 궁리해도 너는 바다처럼 생겼구나. 나는 그곳에서 헤엄치면서 즐겁게 살 수도 있고, 잘못하다가 빠져 죽는 수가 있겠구나. 내가 수영만 잘하면 죽지는 않겠지.

     

사랑한다. 죽도록.
너에게 모든 걸 바친다.
내 인생을 너와 같이 시작할 것이다.
너의 도구가 되리라.
써주렴.
항상 준비하마.
사랑의 채찍을 때려주렴.
바보처럼 자신을 망각하지 말도록.     



밥 잘 먹고 잘 자고. 반찬이랑 갖다 줄게. 여유가 생기면.     


나는 감싸다오. 사방에서 화살이 내게로 오지만, 쓰러지지 않도록 나를 돌봐주려무나.


19일에 양림동에서 기다릴게. 영화 보여준다고 했지. 좋아. 최고로 재미있고 싼 영화를 물색해 둘게. 돈도 없으니까, 이 주일은 오지 말고 19일 일찍 와라. 알았지? 귀염둥이야!


         

浩兄아!


나 사랑해 주라. 그리고 격려해 주고, 제시해 주고, 품어주고, 자라게 해 주라.     


浩야의 사랑
承弟의 사랑
아름답고 서러운 承弟의 사랑
희생적, 헌신적인 浩兄이의 사랑
모두 사랑하리
사랑하리 모든 것을
호형의 모든 것을 사랑하리


          

1980.04.07. 承弟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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