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오빠 결혼식에 갔었어. 점심은 정말 맛있게 먹었어. (감자+갈치) 볶음이 맛있어서 밥 한 공기를 다 먹고 굴러 집에 오느라 혼났다. 너 주려고 참외 500원 주고 사 왔는데, 없더라. 실은 내가 먹고 싶어서 사 왔지만 섭섭했어. 먹고 싶은 것도 너를 많이 주면서, 나는 안 먹는 미덕도 길러야 할 텐데. 뻔뻔하게 행세해서 미안해.
浩兄아!
너의 따뜻한 품이 좋다.
너랑 함께 있는 게 나는 가장 자유스럽고 평안해. 예수님처럼 사랑스러워.
이런 마음이 행복일까? 이런 단어는 나에게 아직은 어색하겠지?
가만히 생각하면 나는 너무 연약한가 봐!
물질이나 마음이나 육신이나 조금만 고통이 오면 죽을게 생각나.
예수님을 부르니 말이야. 허수아비에다 옷을 입혀주고 있는 사람이 누굴까? 따뜻한 손으로 예쁘게 단정하며 미소 짓는 아름다운 얼굴은 누굴까?
눈물이 글썽거리고 있어. 울고 싶어 浩兄아!
예수님이 지독히 미워하시면 어쩌지. 죄만 짓는다고, 그렇게 단순하시진 않겠지. 난 두려우니까, 믿어 버린가 봐. 세인(世人)이 보면 뻔뻔하다 하겠지만, 난 왜 이리 마음이 평온할까?
浩兄아!
나를 많이 사랑해 줘.
내가 자주(?) 허튼소리해도 모르는 체, 넘기고 졸지 말고 말이야.
“결혼하면 너 꼼짝 못 해”하면서, 알았지?
오늘 형제 간들 만나서 우는 것도 보았어. '내가 결혼하면 저분들 다 모실 수 있나? 간단하게 엄마, 아빠, 친형제만 모시고 조용히 해버릴까?' 이런 것까지 생각했단다. 그런 것은 아무것도 아니지만, 별생각 다 했지, 내가. 그리고 서울오빠가 4.000원 주었으니까, 차비(車費)할 수 있어. 걱정 너무하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