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번기 휴가 내주면 빨리 올라와라
이건 어디까지나 명령이다
浩兄이에게!
편지가 늦어서 미안하다.
承弟는 아파서 죽겠다.
한 군데 아픈 게 아니라 세 군데가 아프다.
배가 아프고, 설사하고, 코감기에 걸려서 고개를 밑으로 숙이지를 못하겠다.
농번기 휴가 내주면 빨리 올라와라.
(이건 어디까지나 명령이다.)
돈을 넉넉히 가져와야겠다.
쓸데가 많이 생겼다. 일일이 부르짖지 않겠지만, 뭔가를 보여주고 싶은 이내 마음을 알고 이 편지를 받은 즉시 네 얼굴에는 수심(愁心)이 가득 쌓여야 할 것이다.
더운데 고생한다. 承弟를 먹여 살리려고. 정말 면목 없다.
그럼, 안녕!
경신년 6월 15일 저녁 ☆밤에
사랑하는 나의 浩兄이에게
承弟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