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세에 떠난 한국 영화의 큰 별
어제, 한 시대를 비추었던 별 하나가 소리 없이 저물었습니다.
그 별의 이름은 '김지미'.
스크린 위의 여신이자, 우리 영화의 한 시절을 장식했던 여걸이었습니다.
- 빛으로 남은 시간
17살의 어린 나이, 무심코 거리를 걷던 그 하루에 우연히 조명된 카메라 렌즈는 그녀를 스크린 위로 이끌었고, 곧 “한국의 엘리자베스 테일러”라 불리며 관객의 심장을 울렸습니다.
1960년대와 70년대, 그 시절의 흑백 필름과 은막의 향기 속에서, 김지미는 단순히 배우가 아니라, 사랑과 아픔, 욕망과 슬픔을 품은 캐릭터들을 살아 숨 쉬게 했습니다.
그 연기는 단지 그때뿐 아니라, 후대 배우들의 뿌리가 되었고, 한국 영화라는 나무를 단단히 세우는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배우로서의 황금기도, 영화 제작자로서의 또 다른 여정도 그녀는 조용히 걸었습니다.
- 떠나간 그늘 아래, 남은 여운
그녀가 바라보았던 스크린 안과 밖은 이제 더 이상 같은 색이 아닐 겁니다.
하지만 어느 날 문득, 오래된 흑백 영화 한 편을 틀었을 때, 그 속에서 여전히 그녀는 걸어 나옵니다. 조명이 부드럽게 비추는 얼굴, 그 눈빛, 그리고 말없이도 전해지는 감정.
우리는 비로소 깨닫습니다.
배우가 남긴 것은 단지 역할이 아니라, 시대와 기억, 그리고 마음의 일부라는 것을.
- 감사와 인사
김지미, 당신이 그려낸 수많은 얼굴들. 기쁨, 슬픔, 분노, 사랑. 그 모든 감정이 당신이라는 하나의 별 아래 모여 있었습니다.
당신이 남긴 발걸음 위에, 오늘 우리가 서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당신의 이름과 빛을 오래 기억하겠습니다.
한 관객으로서, 애도의 인사를 건넵니다.
*이미지: 네이버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