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지사 3
강남역 미아 3장 3화
- 해외지사 3
2002년 11월.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즉 사스(SARS)가 전 세계를 뒤흔들었다. 병원 방문이 어려워졌고, 실적 집계는 사라진 일상의 빈칸처럼 어딘가 비어 있었다. 밖에서는 구급차 사이렌이 끊임없이 울려 퍼졌고, 외출은 금지되었다.
TV는 하루 종일 의사들의 사투를 생중계하고 있었다. 역병은 그들 조직의 시스템마저 마비시키고 있었다.
그가 한국으로 잠시 귀국하겠다고 결심했을 때, 중국에서 온 사람들은 국적불문하고 세균 덩어리 취급을 받는다는 한국 뉴스를 들었다.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된 그는 북경의 아파트에 칩거했다. 아이들도 등교를 할 수 없었다.
회사는 비상 대책으로 직원 가정마다 폐에 좋다는 탕약을 배급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는 이 위기를 제품교육의 기간으로 선언하며 내실을 기하는 쪽을 택했다.
2003년 하반기, 1년간 실적을 취합할 시점이 왔다. 상반기에는 SARS 때문에 실적이 거의 잡히지 않았기에 논란이 있었다. 결국 회사는 일 년 전체를 통으로 평가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그 결과 직원들은 상반기의 빈 실적을 하반기에 몰아넣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간신히 101%라는 달성률을 만들어냈다. 그것은 마치 생존을 위한 마지막 투쟁 같았다.
영업부원들은 주장했다.
“우리는 SARS 속에서도 목표를 달성했으니 정당하게 인센티브를 받아야 한다.”
그 인센티브는 춘절(春節), 즉 중국의 설날 이전에 지급돼야 했다. 관습상 보통 이듬해 1월 말이었다.
그러나 그가 있던 한국 지사의 원칙은 달랐다. 이전 해의 실적이 반품으로 잡히는 경우가 많아, 최종 평가는 이듬해 3월 이후에 집계하고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었다.
하지만 중국 지사는 달랐다. 전년도 실적을 기준으로 모든 것을 판단했다. 문제는 그 실적이 실제 병원 처방인지, 아니면 현지 직원과 도매상이 짜고 만든 실적인지 면밀히 파악할 시간이 필요했다.
그런데도 “춘절 전에 상여금을 지급해야 하니 그런 것까지 파악할 여유가 있겠느냐”며 오히려 100% 달성 축하연을 열었다.
그는 이 모순을 지적했지만, 중국 총경리는 묵묵부답이었다. “이것은 오랜 중국의 관행이기 때문에 바꿀 수 없다.” 그 말만 되풀이됐다.
일본에서 파견된 부총경리 또한 이 상황을 지켜보며 문제점을 파악하러 나섰다. 그러나 그는 중국어를 하지 못했다. 결국 일본어 통역을 통한 조사만이 가능했는데, 문제는 이 통역을 한 직원이 중국인이었다. 그들은 이해관계가 얽혀 본질을 왜곡했고, 진상이 드러나기보다 더욱 복잡해졌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