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회의실에서 먼저 시작된다
강남역 미아 3장 4화
- 전쟁은 회의실에서 먼저 시작된다.
북경의 하늘은 미세먼지와 안개 사이 어디쯤에 멈춰 있었다. 해는 떠 있었지만, 빛은 흐리고 공기는 탁했다. 그는 호텔 방 커튼을 젖히며 회의실이 있는 빌딩을 내려다보았다. 오늘 상무회의는 단순한 정기 회의가 아니었다. 앞으로 이 회사가 중국에서 싸울 전쟁의 방향을 정하는 자리였다.
‘오늘, 누가 무엇을 잃고 무엇을 얻을까?’
그는 셔츠의 단추를 하나씩 잠그며,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1. 자리 배치는 곧 권력의 지도였다
회의실 문을 열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테이블의 형태였다.
커다란 타원형.
정면에는 프로젝터 화면, 왼쪽에는 중국 동사장(회장)과 통역, 오른쪽에는 일본 본사에서 파견 나온 아시아 사업부장, 그 옆에는 중국실 실장, 그리고 서울에서 올라온 글로벌사업부 회장과 PM 둘. 그의 자리는 타원형 테이블의 측면, 동사장과 사업부장 사이 어딘가 모호한 지점에 놓여 있었다.
‘상징적이군.’ 그는 생각했다.
중국 현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면서도, 정작 어디에도 완전히 속하지 못하는 자리.
그가 앉자마자, 해외 업무에 달통한 동사장이 먼저 말을 건넸다.
「昨天已经顺利收到资料了。谢谢。」
“어제 자료, 잘 받았습니다.”
굵고 낮은 중국식 억양이 섞인 북경어였다.
「我期待今天的会议会非常有意思。」
“오늘, 아주 재미있는 회의가 되겠군요.”
그는 짧게 웃었다.
“재미있기만 하면 좋겠습니다. 누군가에겐 아주 힘든 회의가 될지도 모르니까요.”
2. 숫자는 차갑고, 목소리는 뜨거웠다
프로젝터에 그래프가 떠올랐다.
매출 추이, 시장 성장률, 경쟁사 점유율, 그리고 향후 5년 전망.
그는 천천히 설명을 이어갔다.
“지금까지는 이 정도 성장률입니다. 하지만 적절한 투자와 조직 개편이 수반된다면, 향후 5년간 연평균 두 자릿수 성장은 가능합니다.”
숫자는 간단했다. 문제는 그 숫자 안에 들어 있는 리스크였다.
설명이 끝나기 무섭게, 본사 중국실 실장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5年間で二桁の成長とは...」
“5년간 두 자릿수 성장이라...”
깡마른 골초. 실장은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톡톡 두드리며 말했다.
「前提が少し多すぎるのではないでしょうか。」
“전제가 너무 많지 않나요?”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
‘당연히 많지요. 여긴 중국인데.’
하지만 겉으로는 미소를 유지했다.
“리스크가 없는 시장은 없습니다. 다만, 이 리스크를 감당할 여지가 있는지, 그것을 따져보자는 겁니다.”
그때, 일본인 아시아 사업부장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そのリスクは、誰が負うのですか?」
“그 리스크는 누가 떠안나요?”
회의실 공기가 한순간 정지되었다.
그는 그 질문이 숫자나 전략이 아니라 책임의 위치에 관한 것임을 알고 있었다.
‘역시, 거기로 가는구나.’
3. 중국 동사장의 반격
중국 동사장은 의자를 살짝 앞으로 당기며,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나섰다.
「大家嘴上一直说风险、风险、但是...」
“리스크, 리스크 하지만...”.
그는 천천히 말을 이었다.
「害怕风险就不做事的话、这里只能永远是潜在市场而已。」
“리스크가 두려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여기는 영원히 잠재시장으로만 남습니다.”
그는 부드럽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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