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의 겨울 별미, 시락국

by 방송작가 최현지

통영의 겨울 별미 중 하나, 시락국이다. 통영에서 꿀빵과 충무김밥만 유명한 줄 알지만, 아니다. 통영 서호시장은 시락국이 별미다. 겨울 내내 말린 푸른 무청 시레기로 끓인 국물인데 그 맛이 돌아가신 할머니가 해주시던 시레기국을 떠올리게 한다. 서호시장엔 몇군데의 시락국 집이 있는데, 작년엔 백반기행에 출연했던 훈이 시락국에서 먹었고, 새해엔 통영시락국에서 먹어봤다. 같은 시락국이지만 만드는 사람은 다를테니까 여러 곳으로 두루 다니는 편인데, 이 곳은 밑반찬이 일품이었다. 연근조림과 마늘짱아찌, 그리고 갓김치가 밥 한그릇을 뚝딱하게 했다. 보통 뜨끈한 시락국에 밥을 말아먹기도 하지만 내 경우엔 소화가 잘되도록 국과 밥을 따로 먹는 편인데, 그래서 밑반찬도 유심히 관찰하고 골라먹는다. 그리곤 집에서도 해먹어봐야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줄 서서 먹는 집도 좋지만, 내 입맛에 맞는 집을 찾아가는 게 여행자의 맛에 핵심인 것 같다. 할머니가 시락국을 해주실줄 알았는데 사장님이 생각보다 젊어서 놀랐지만 시락국 맛은 최고였다. 추운 겨울 통영에 가면 부담없는 가격으로 따끈하게 뚝딱할 수 있는 집밥을 만나고 싶다면 통영 시락국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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