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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ofa Apr 11. 2021

[#10 공남쓰임, ~25주 차] 정밀초음파, 임당검사

임신성 당뇨 검사/재검 그리고 확정

임신 24주 차쯤 중기의 꼭짓점에서 '정밀 초음파'라는 이름으로 뱃속의 아이를 면밀하게 관찰하는 시기가 있다. 임신성 당뇨를 위한 채혈도 하고 뱃속에 있는 라임이의 뼈마디 하나하나 세밀하게 관찰하는 시기이다. 아이가 혹시 장애가 있다면 거의 다 발견이 되는 시기라고 한다. 다행히 아이는 아주 건강하게 눈도 크고, 코도 높고, 머리도 크고(아빠가 미안해), 팔다리도 길게 잘 자라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 아내에게 작은 이슈가 하나 생겼다! 임신성 당뇨! 각종 자료와 설명에는 굉장히 심각하게 적혀있는데 결론만 말하면 우리 부부는 크게 신경은 안 쓰기로 했고, 이를 계기로 좀 더 건강한 사람이 되기로 마음먹는 좋은 의미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는데,


1. 임신성 당뇨병의 원인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임신성 당뇨병은 태반락토젠, 난포호르몬, 황체호르몬 등의 태반 호르몬이 인슐린의 분비를 억제하는 작용과, 태반 인슐린 분해 효소의 작용이 관련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2. 예전엔 검사를 안 해서 걸렸는지도 몰랐으며 주변에도 너무 많이 케이스가 있지만 식단관리와 운동으로 큰 이슈 없이 건강한 아이를 출산하고 정상으로 돌아감.


인터넷에 있는 사전적 정의들을 찾아보면 정말 무시무시하게 적혀있는데 그에 반해 블로그나 유튜브에서 임당 식단이라고 올라오는 것들을 보면 정말 아무거나 다 먹는 것 같다... 좀 더 건강하게 식단 조절을 하고 운동 꾸준히 하면 다 낫는 걸로... 좋게 생각하기로 함!


아내의 최초 임당 검사

- 아란태 산부인과에서 임신 25주 차에 최초 임당 검사를 받음

- 3시간 전부터 금식, 1시간 전에 미리 안내받은 시약을 먹고 병원에 가서 채혈

- 블로그나 카페에 “시약이 너무 울렁거렸다”, “맛이 너무 이상하다” 등의 글이 많이 보여서 겁을 잔뜩 먹었다는데 막상 먹어보니 김 빠진 환타 맛으로 전혀 힘들지 않았다고 함

- 배가 고파서인지 오히려 맛있게 느껴질 정도 (식성 좋은 아내의 훌륭한 인성...) 평소 비위가 많이 약하다면 냉장고에 최대한 차갑게 보관해뒀다 마시는 걸 추천한다 함 


임당 재검

- 전화로 재검 당첨이 되어서 기쁜 마음으로 다음날 재검 예약을 잡음

- 최초보다 두배에 달하는 300ml 용량의 시약을 복용, 8시간의 공복 유지, 병원에 머물며 총 4번의 채혈을 함 

- 아란태 산부인과는 4층 병실 베드를 내어줘서 공복과 채혈 중에 현기증이 날 수 있지만 채혈 사이 시간마다 편하게 쉬면서 검사를 마칠 수 있음


사실 이미 아내와 나는 임당이 나오거나 말거나 남은 임신기간 동안 건강관리를 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가장 평상시 상태와 유사하게 검사에 임했다. 하지만 임당이라는 것이 사실 좀 무섭기도 하고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은 맞기 때문에 많은 임신부들이 재검을 간절히 피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인지 여러 임산부 카페나 블로그를 통해 임당 재검 전 식단이나 채혈 후 30분 걷기 등 임당 검사를 통과하는 방법들이 소개되고 있는데, 개인적으론 평생의 건강이 걸린 문제이므로 잠깐의 편법으로 통과되지 않도록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또 호르몬 문제이기 때문에 잠시 관리한다고 큰 차이가 있을까 싶다. 


임당 재검을 하면서 한 4시간 동안 베드에 누워있으며 아내가 정말 자기반성을 많이 했다고 한다. 역시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거 좋음 ㅋㅋ 


"아침부터 점심까지 병동에 누워 멍하니 있으니 어쩔 수 없는 여러 자책과 반성이 들었다. 호르몬 때문이라지만 더 많이 운동하고 덜 먹었다면 그래도 나왔을까... 다 내 탓인 것 같아서 그동안 먹었던 아이스크림, 과일, 빵들이 스쳐 지나가면서 아기한테 또 한 번 미안해진다. 임신 기간 동안 아기에게 미안할 일이 왜 이리 많은지... 태어나고 나면 꼭 행복하게 해 줄게"


라며 편지를 적어주셨다. 


검사 며칠 후 전화를 통해 재검 결과를 받아볼 수 있었다. 임당 확정!

4번 채혈 시 95 / 180 / 155 / 140mg/dL 수치에서 2번 이상 넘을 경우 임당인데 아내의 재검 수치는 80 / 187 / 158 / 109mg/dL로 정확히 2개 수치가 튀었다. 다행히 큰 차이 없이 턱걸이로 확정! 야쓰! 


임당 확정 후에는 다시 한번 산부인과 원장님 예약을 잡은 후, 간단한 상담과 진료의뢰서를 받게 되었다. 이 진료의뢰서를 가지고 여의도성모병원 내분비내과에 방문하여 채혈 방법이나 식단 관리에 대한 교육을 받으면 된다. 아내는 당뇨 가족력이 있기 때문에 방심하지 말고 더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몇 번이고 주의를 주셨다고 한다. 진료가 끝나고 집으로 항상 버스를 타고 돌아오다가 괜스레 몸을 돌려 30분 넘게 걸어서 집으로 왔다고 한다. 정말 사랑스러운 사람이다. 


앞으로 출산까지 남은 약 3개월의 임신 기간 동안, 채혈과 운동, 식단관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아내가 딱하기도 하지만 아내가 긍정적으로 마음을 먹어준 덕분에 나도 함께 식단관리를 하기로 약속했다. 잘 가라 아이스크림... 빵... 젤리 친구들아... 임당 재검에서 정상이 떴다면, 아내랑 아마 바로 디저트를 먹으러 갔을게 분명하기 때문에 앞으로라도 가족 모두가 건강하라고 주신 기회 같기도 하다 ㅋㅋㅋ 


다음 글에선 아내가 여의도 성모병원 당뇨교실에 다녀와서 임당에 대한 얘기와 식단관리에 대한 기록을 좀 더 남기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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