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7개월 차, 중반기를 넘어 후반기로 가는 시점에 아내를 지켜보며 임신 기간에 도움이 되었던 것들을 적어본다.
입덧 : 임신 초기 (6-8주) 사이에 아내도 입덧으로 고생을 했었는데, 그때 도움을 주었던 것은 간식과 혀클리너이다. 공복에는 속이 더 많이 울렁거리는데 그럴 때마다 식사를 할 수는 없으니 간단한 간식류를 먹어주면 도움이 되었다. 실제로 구토를 많이 해서 수분과 당이 부족할 때 바닐라 아이스크림 (투게더 짱짱맨)을 먹고 많이 이겨냈고, 차를 탈 때 멀미를 해서 차 안에 사탕(캐빈디쉬엔하비 체리맛 짱짱)을 준비해뒀었다. 또 양치를 하다가 헛구역질을 하게 되면 구토로 이어질 수 있어서 헛구역질을 덜 유발하는 혀 클리너를 사용해주면 좋았다고 한다. 입덧이 많이 심한 경우에는 병원에서 디클렉틴이라는 약(2주 치-5만 원)을 처방받아 저녁에 먹고 자면 증상 완화에 크게 도움이 된다.
소화불량 : 입덧이 지나가고 나니, 한동안은 소화불량이 찾아왔었다. 평소보다 양을 적게 먹어도 아내는 소화가 안돼서 힘들어했는데 (인간 더부룩, 트림 열차...) 그때마다 매실액이나 탄산수를 먹어주면 그나마 낫다고 했다. 매실진액은 독소가 들어있는 씨를 빼고 만든 제품으로 먹는 것이 좋고, 탄산수도 너무 많이 먹게 되면 위산 과다를 일으키니 아주 힘들 때만 소량 마셔주는 게 좋겠다.
속 쓰림 : 임신 호르몬이 위장을 약하게 만들고, 입덧으로 인한 불규칙한 식사나 구토 등도 위장에 무리를 주면서 역류성 식도염이 생기기도 한다. 그럴 때 아내가 가장 효과를 본 것은 ‘텀스’라는 천연 제산제. 인터넷에는 임산부 소화제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실제론 제산제이기 때문에 소화불량보다는 타는 듯한 속 쓰림에 좋다. 맛도 아기용 달달한 비타민 같은 맛이라 부담 없다. 하루 1알인데 연속해서 5일 이상은 먹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한다.
임부복 : 16주부터 배가 조금씩 나오고, 25주 정도부터는 누가 봐도 임산부인 것을 알 수 있을 만큼 배가 불러온다. 그럼 속옷부터 잠옷, 외출복, 겉옷까지 평소에 입던 옷은 입기 힘들어진다. 아내는 집에서는 주로 내 옷을 입고 있고 (덕분에 출산 후 많은 옷을 사주기로 약속했다 ㅋㅋ), 외출복으로는 ‘소임’, ‘해피텐’ 등 임부복 쇼핑몰에서 산 원피스를 주로 입고 있다.
임산부 안전벨트 : 친한 후배가 아내를 위해 선물해줘서 써보게 되었는데, 아내가 굉장히 만족했다. 기존 안전벨트는 배 부분을 누르기도 하고, 혹시나 급정거를 할 경우 배 부분이 확 당겨지면서 태아에게 무리가 가지 않을까 걱정되었었는데, 임산부 안전벨트가 한 번 더 허벅지 쪽으로 분산시켜주니 압박되지 않고 편안하다. 주변에 임산부가 있다면 센스 있는 선물로 강추.
임신과 출산이 처음이기 때문에 모르는 것이 너무 많았는데, 그때마다 맘 카페에 의존하기에는 부정확한 정보들이 많아 오히려 더 불안해졌던 적이 많다. 그래서 그때마다 무분별한 온라인 정보보다는 의료종사자들이 개설한 유튜브 채널이나 전문 서적 등을 통해 찾아보는 게 좋았다. 그중에서도 가장 알기 쉽고 재미도 있고 유용한 채널들을 소개한다.
-유튜브 우리동네산부인과 : 남녀 산부인과 의사 3명이 등장하는 채널로, 임신과 출산 및 여성질환 등 폭넓게 정보를 제공해주고 실제로 출산 및 양육 경험이 있으신 분들이라 더 현실적인 조언을 많이 해주어서 도움이 많이 됐다. 남자 산부인과 의사분은 남편의 입장에서의 감정과 의견을 많이 주시고, 제왕절개로 아들을 출산하신 여자 선생님, 자연분만으로 딸 둘을 양육 중이신 여자 선생님 3분의 각기 다른 경험을 통해 다양한 견해를 들어볼 수 있는 것이 좋다.
-유튜브 맘똑티비 : 분만실, 산부인과 경력 간호사이자 국제 모유수유 전문가이신 분이 운영하는 채널로, 임신, 출산, 육아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출산준비물 리스트 가 크게 도움됬었 다. 도대체 미리 무엇을 얼마나 사놔야 하나 고민이었는데 꼭 필요한 물품만 최소 수량으로 딱딱 짚어주니 알기 쉽다.
-임신출산육아대백과 서적 : 집집마다 한 권씩 꼭 가지고 있는 책. 우리는 남자아이 둘을 키우고 있는 친누나가 (존경...) 물려주었는데 임신부터 육아까지 정말 세세하게 백과사전처럼 나와있어서 처음 한두 번은 전체적으로 읽어보면 좋고 나중에는 개월 수에 따라 그때그때 궁금하면 찾아 읽어보고 있다.
하루 30분 이상 걷기 : 임산부들에게 가장 간단하고 편리한 운동이 바로 걷기다. 너무 무리해서 걸으면 경부 길이가 짧아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30-40분 정도 걸어주는 게 딱 적당했다. 확실히 임신 후반기로 갈수록 아내가 걷다가 배가 당겨서 쉬는 일이 잦아졌다. 배가 당겨도 쉬어주면 곧바로 풀리는 경우는 건강에 이상이 없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는 않아도 된다.
홈 트레이너 ‘맘핏’ : 아내도 학원에 가서 임산부 요가나 임산부 필라테스를 배우고 싶어 했는데, 코로나라 영 찝찝하기도 하고 집 근처에는 임산부 반이 개설된 곳을 따로 찾지 못했다. 그러던 중 집으로 트레이너가 직접 찾아오는 뱡문 PT를 알게 되어 수강하게 되었다. 방문 PT로는 ‘홈핏’이라는 곳이 가장 유명하긴 한데, 아내는 엄마나 임산부에 좀 더 특화되어있는 ‘맘핏’을 이용하고 있고, 아내의 트레이너는 출산 경험이 있으신 여성분이라 여러 방면으로 도움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