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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나의 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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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oi Mar 27. 2019

< 나의 보리 >

epi. 34  평화지대






무얼 하느라

인간은 매일이 순간이 바쁘다.


아침잠에서 깨어나기 바쁘고

출근 준비로 바쁘고

점심메뉴 고르느라 바쁘고

입에 음식을 넣다가도 살찔까봐 걱정하느라 바쁘며

다른것으로 위안받기 바쁘다.

책은 읽을 책이 많아 바쁘고

약속과 일은 대체로 미루기 바쁘다.


저런저런.

분주하다 분주해.


각자의 전투지로 나갈 준비하는 나의 가족들.


그렇지. 인간세계 이곳은 정글이다.


물소는 아빠.

정글에서 제일 강한 하마는 엄마.


코끼리는 형아,

뱀은 누나.


느낌이 그래.



앗.

오늘도 뱀이 코끼리에게 성질을 내고 있다.

또 시작이다.

코끼리를 공격하는 뱀.

뱀의 떽떽떽 따지고 드는 소리는 코끼리의 목을 조르지.


그래서인가. 어쩐지 늘 기선을 제압하는 뱀.

뱀은 코끼리를 한입에 삼켰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것은 뱀이 주기적으로 하는 '아주 큰 착각.'

긴시간 뱀에게 물려가며 뱀의 독에 내성이 생긴 이 코끼리는

뱀의 독 따위에 끄떡하지 않는 튼튼한 코끼리로 성장하였고,

뱀은 코끼리를 소화할 수 없다.



뱀은 코끼리를 뱉어낸다. 

꽥-

결국 완패하고 마는 뱀.

체급에서 완패했다는 사실이 늘 뱀을 열받게 한다.


에휴~

오늘은 비가 오려나...

우산을 가져들 가라고 말해줘야 하나..


.....

.....그만들좀 하지...

어쩌다가 코끼리와 뱀이 남매의 연을 지고 살아서..



우르릉 쾅쾅

비가 세차게 내린다.

그와중에 코끼리와 뱀의 손은 쓰담쓰담


나의 등을 쓰담쓰담하며 계속해서 싸우는 코끼리와 뱀 남매.

싸우긴 싸워도 쓰담쓰담 하기를 멈추지 않는 둘..

남매가 맞군.



우르르쾅쾅


.......

....

그만들좀 하지..?

응? !!!!


"꺅~~!"

"제발 , 말 좀 그만해! 말 좀! 시끄러워 죽겠어 아침부터!! "

"아진짜 너야말로 아침부터 짜증나게 할래!!"


....

....


.... 하....

이제 그 만들 좀 해.


...

그만


그만!!!!!!

그만하라구 ~~~~~~

feat. 영롱한 빛


으아아아~

오 마이 갓.

나의 보리의 영롱한 빛 앞에서 남매는


"꺄~~!!"

"귀여워~~~~"

"봤어? 어떻게 이렇게 귀여울 수가 있지??!"

"나 방금 얘 천사인 줄 알았잖아..."

"아 진짜? 천사 아냐?"

"나의보리는 우리 집의 움직이는 DMZ인정."

"귀여워죽겠어~! 나 죽으면 얘 귀여워서야 ~"

으휴~

이 칠푼이들..


해결.






나는 이곳 정글에 산다.

이들은 싸운다.



그래도

이렇게도 쉽게

한 번도 싸웠던 적 없는 듯 돌아서며

천사라 외치며 같이 얼굴 맞대고 무한애정을 주는 사람들.싸이코들.

참으로 시끄러웠던 소리 아래서 잠들 수 있는 걸 보니 이곳에 많이 익숙해진 걸까.


나도 이들 가족이 된걸까...







시끄러운 소리아래.

잠이 다시 들 것만 같은

비오는날 아침.





_웰컴투 복불복 정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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