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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나의 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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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oi Apr 08. 2019

< 나의 보리 >

epi. 37  나이트메어





폭신폭신한 이불 위.

하루가 끝나고

잠을 자야 할 시간.

바라던 바입니다.



폰을 들여다볼 때는 참으로 말똥말똥하더니

책은 조금만 읽어도 금세 잠이 오는 것이 책은 정말 여러방면으로 어메이징 하다.



좋은 꿈 꿔요.

꿈을 안 꾸면 더 좋겠지만



z

zz


zzz


zzzzz



zzzzzzzz






 


내가 정신이 들었을 때.

나는 사람들 한가운데 서 있었다.

지금이 출근시간인지 퇴근시간인지


무지하게 붐비네..

여기는 어디길래 이렇게 사람이 많아..

아.

지하철.

여긴 지하철 역이구나.


이 시간의 지하철이라...

참으로 오랜만이다. 퇴직하고 아마도 처음이지 싶은데..

근데 원래 이렇게 숨쉬기도 힘들 정도로 사람이 많았었나..

답답해...



...

숨 쉴 수가 없는걸..



!!!

응...?


베이비?!

보리!!!!

아니 너가왜..


왜 거기 있어????!!!

보리야!!!!!!

어딜 보는 거야~


나 여기 있어~

나 여기 있어!! 이쪽을 봐~~

최 보리!!!!!!


아.. 이 답답함.. 답답함이 온몸에 퍼진다.

있는 힘껏 소리를 질러도 소리가 퍼져나가지 않는 답답함..



최 보리!!!!!

옳지! 옳지 이쪽이야~ 이쪽으로 와~누나 한 테와~~!!

아니다!!!

내가! 누나가 그쪽으로 갈게 가만있어.

그대로 있어~


!!

자.. 잠깐만요!! 저기요

아저씨!!!


있는 힘껏 사람들을 밀치고 제치고 앞으로 나아가도 나 혼자 제자리인 답답함..


오 마이 갓.

아저씨! 나의 보리 제 동생이에요!

어디 데리고 가는 거예요!

제가 보호자예요!!


이봐요!

데리고 가지 말아요! 어디로 데리고 가는겁니까아아!!

안돼!!

아저씨!!!!

퉁퉁퉁퉁

내 말 좀 들어봐요!


지하철의 출입문은 내 앞에서 잔인하게 닫히고

아무리 소리 질러도 내 소리가 들리지 않는 거 같아..


미치겠다.

이렇게 소리를 지르고 있는데 왜!



문이 닫힌 지하철은 내 앞에서 빠르게 멀어져 간다.

안돼에~~~

나는 있는 힘껏 달리기 시작한다.

빨리 쫒아가야 해!


최보람 너는 달리기를 잘 못할 텐데?

그래도 달려가야 해!!


저 지하철 따라가야 해!!

나는 엉엉 울면서..

눈물콧물 범벅으로.


어떡하면 좋아....

어떻게...

이.. 이대로 잃어버리면 어떡해...

정말로 숨이 차서 심장이 따끔 거리는거 보면 이거 꿈 아닌 거 같은데..


그렇다면 더 큰일이잖아

하.. 핳핳..


이 복도는 끝이 어디야.

다음 역!다음역!..

나 너무 숨이 차...

 

흫..

어디 있니~~

어디로 간 거니~~

빨리 찾아야 하는데 나 심장이 너무 따가워..




!!!!!!!

앗!!

아아아아아아...

말이나 오지 않지만

하지만 나는 너를 발견.




웨잇!

기다려~


제발 기다려 줘요~

기다려요.



사람이 왜 이렇게 많은 거야.

다들 밀어도 밀어내도 물먹은 쌀자루같이 무겁고 움직이지 않아.

다들 너무 무거워.

그렇지만 나는 저쪽으로 가야..




아저씨!!!!

아.. 저씨~~~

제 개예요~

돌려줘요~~~~

돌려주세요.




어디 마트인지 달려도 달려도 마트가 엿가락처럼 늘어나는 거 같아..



죽기 살기로 달리고 달린다.

하! 잡았다.

아저씨!

저기요!! 

이 아저씨 아주 사람이 못쓰겠네!!!!

나의 보리 돌려줘요!!

제 동생. 돌려줘요

아저씨 왜 자꾸 아까부터 안 들리는 척!

돌려달라고요!


돌려...


.... 줘...





핳!!


.... 사...

핳!



뻔한 장면 전환이고 뭐고 눈을뜬 이곳은 어디인가..

살려주세요..

온 사방에 아까 본 그 눈이 달라붙어있는 거 같다.

사방에서 그 눈이 나를 내려다보고 있는 것 같다.


사.. 살려주세요..

등에서 땀이 삐질삐질 나고 나는 너무 무서워서 고개를 돌릴 수가 없다.


눈만 깜짝깜짝.

천장 위에 벽에 눈들! 나를 모른척하고 지나가 길 바라....

누구에게 말하는 건지.



깜깜한 방에서 그렇게 중얼거리다가

땀이 한번 식을 때 즈음 용기를 내어 일어난다.

와 씨!!

내 심장...


지금도 완전 쿵쾅거려..


너무 놀래서 심장이 아직까지 입안으로 올라와 있는 거 같다.


!

보리야~~~

나 너 잃어버리는 줄 알았자 나아~~

내가 너를 그렇게나 불렀는 데에에~~~

어떻게

어떻게 그렇게

나를 모른척하고~~~ 그렇게! 그렇게 에나멜 아저씨랑 가버릴 수가 있어어어~~~

나 너 영영 잃어버리는 줄 알았자 나아아~~~




이 새벽의 나는 나의 보리를 부둥켜안고 진심으로, 진심을 다해 푸념한다.

푸념했을 때 그 새까만 눈들이 없어져감을 느끼고, 푸념하고 하고 또 하고.


정말 너무 놀랬고

너무 소리 질렀고

너무 오래 달렸고

너무 많이 울었어.

그리고 정말 서운했다.


했던 말 또 하고 또 하고 또 하고..




푸념을 하며. 푹신푹신한 나의 보리의 등을 만지며.

완벽하게 현실로 복귀한다.





하..

정말로 잃어버리지 않아 다행이다.















_잠이 안 오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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