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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보통 Oct 07. 2021

최보통, 배우 전소민을 만나다 1

파랗고 파란 그날의 저녁

퇴근길이었다.

전소민 씨한테 연락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너무 자연스럽게 들었다.

모든 예술이 탄생하고 우주가 생기는 그런 것과 같은 거란 생각이 들었다.

교보 문고에 들러 소민 씨가 쓴 시집을 한 권 사고,

그날 저녁 책을 읽으며 곡을 하나 썼다.


그 곡은 전소민 씨의 '파랗고 파란' 이란 제목의 곡이었고,

처음부터 그렇게 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노래가 자리 잡고 있었다. 그리고 소민 씨의 출판사로 메일을 썼다.


다음날  소민 씨에게서 문자가 왔다.

통화해도 되나요?

심장이 떨려왔고, 그렇게 우리 프로젝트는 시작되었다.




#작가로서의 전소민에 관하여 : '술 먹고 전화해도 되는데'라는 에세이라고 분류된 이 책은, 내가 굳이 다시 구분하자면 시집이다. 유쾌하고 리얼리티와 딥하게 빠지는 고독감으로 가득한 시집이다. 수줍고 귀엽게 표현된 몇 개의 시가 있지만 그 면을 잘 뜯어보면 깊이감 있게 통찰된 수많은 작품들이 보인다. 기형도의 그것과도 같은 시인의 감성이라고 소민 씨에게 칭찬을 또 칭찬을 건넸다, 가사로 쓰인 시들을 먼저 읽어보길 권한다. 또 다른 열정과 깊이가 느껴지고 그대로 빠져들 것이라 확신한다.




파랗고 파란 by 최보통


너무 늦어버린걸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차가웁게 돌아서던 너

텅 빈 방에 혼자 남은 나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난

이렇게 난 혼자 남아서

널 그리워하네


흔들리는 너를 보며

견딜 수 없는 파란 저녁

나도 몰래 눈물 흘리네


파랗고 파란 너를 찾네

어디에도 없는 너를

애타게 그려보네


어둠이 스미는 건지

네 한숨에 밀려난 건지

너는 어디에도 없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난

너의 이름을 지워 가며

혼자 울고 있네


흔들리는 너를 보며

견딜 수 없는 파란 저녁

나도 몰래 눈물 흘리네


파랗고 파란 너를 찾네

어디에도 없는 너를

애타게 그려보네


어둠이 스미는 건지

네 한숨에 밀려난 건지

너는 어디에도 없네


들숨에 밤이 끌려올까

날숨이 너를 밀어낼까

숨쉬기 힘든 파란 저녁에


이렇게 난 혼자 남은 거야







* 제목을 클릭하시면 노래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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