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라고 나지막이 얘기해 주는 당신의 음성
# 레코딩 에피소드 1 : 소민 씨와 첫 레코딩을 하던 날이었다. 나의 녹음실은 집이다. 방음이 하나도 되지 않는 허름한 녹음실. 만나기로 한 날, 아침은 추운 겨울이었다. 전날 한파에 1층 배관이 터져서 종일 함마드릴로 건물을 울리던 그런 날. 소민 씨의 첫 만남은 그런 날이었다. 택시를 타고 매니저도 없이, 집 앞으로 온 그녀를 마중 나가 있는 동안도 계속 함마드릴 소리가 머리를 울렸다. 소민 씨는 여유가 있었다. 처음 만난 나의 기분과 상태를 인지하고, 계속 다른 얘기를 하면 배려해 주었다. 함마드릴 소리가 조용해질 때쯤, 그녀는 얘기했다. '저 이제 녹음할 준비가 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