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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무선배 Apr 24. 2022

[재무분석] 11.미디어커머스- 고속성장의 이유와 위기

블랭크, 에이블루(커블), 데일리앤코(클럭), 에이피알(메디큐브/널디)

업데이트가 필요하여 데이터 공유를 마감합니다.



[목 차]
1. Prologue - 미디어커머스
2. 매출액 - 고속성장의 비결 3가지
3. 매출원가 - 고객가치에 미치는 영향
4. 재고액과 재고보유일수 - 미래를 준비하기



1.

Prologue



안녕하세요. 재무를 알기쉽게 설명드리는 '재무선배'입니다^^

이번 편은 미디어커머스입니다.


블랭크가 3년만에 매출 1168억, 영업이익 138억(2018년)을 돌파하며

SNS를 중심으로 한 미디어 커머스가 한 때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에 너도나도 미디어 커머스에 진출하면서 과대광고와 품질에 대한 실망이 더해져

'미디어커머스 = 성공공식'이라는 것도 오래가지 않았죠.


미디어커머스를 선도하는 4개 기업을 통해

어떻게 성공했고, 어떻게 한계를 경험했는지

그리고 숫자를 통해 그 안에 담겨진 기회와 리스크는 무엇이 있는지 분석해보았습니다.


 |  블랭크(마약베개/퓨어썸샤워기), 데일리앤코(클럭), 에이블루(커블), 에이피알(메디큐브/널디)

출처 : 바디럽/커블/메디큐브/클럭 홈페이지, 널디 화보




2.

매출액 - 고속성장의 비결


(개별 재무제표 기준)

(조금 더 정확한 구조를 파악하기 위해

연결재무제표가 아닌 별도 재무제표 숫자를 기준으로 작성했음을 참고 부탁드립니다.)



미디어커머스의 비즈니스 구조와 숫자는 정말 독특합니다.

그리고 숫자를 가만히 들여다 보면 그 안에 많은 의미가 담겨져 있음을 발견 할 수 있습니다.

먼저 매출을 보면 생각보다 높죠.

특히 2018년~2020년에 고속 성장을 하며 매출 1000억을 빠르게 넘었습니다.

블랭크는 설립 3년만에 1000억을 넘었고(17년 478억 -> 18년 1169억)

에이블루는 커블체어를 통해 단숨에 1000억을 달성합니다. (19년 90억 -> 20년 1100억)

데일리앤코클럭 마사지기와 에어매트리스의 꾸준한 성장하였고(2018년 340억 -> 2020년 1210억)

에이피알은 화장품에서 패션으로 확장하며 2000억을 넘었습니다. (2017년 633억 -> 2021년 2289억)


미디어커머스 기업은 어떻게 고속성장이 가능했을까요?

그 비결을 4가지로 정리해보았습니다.

 어떻게 만들지(PUSH) 보다 어떻게 소통할지를 먼저 고민하는 상품기획방식

② 고객의 숨겨진 니즈를 건드려 공감을 얻어내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는 콘텐츠 역량

30% 전후의 높은 마케팅비와 그 비용을 사용할 줄 아는 마케팅 역량

④ 카테고리/유통채널/글로벌로의 양적 확산 (PRODUCT/PLACE)



1) 상품의 기획방식

미디어커머스의 상품기획방식을 들여다 보면 굉장히 의미가 있습니다.

① 기존의 많은 제조기업들은 상품을 먼저 만들고 -> 어떻게 팔지를 고민 하거든요

물론 고객의 니즈를 반영하여 제품을 만들긴 하지만(WHAT)

어디에서(WHERE) - 무슨 콘텐츠로(HOW) - 누구에게(WHO)

소통할 것인가를 사전에 결정하지 않으면

얼마나 팔 것인지(HOW MANY)도 결정할 수 없기 때문에 리스크를 줄이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하게 됩니다.

발주액을 핵심상품에 집중하기 보다는 다양한 상품군으로 예산을 분산시키고

전년도 데이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량으로 먼저 만들어 놓고

영업부서와 마케팅부서에 내 상품을 잘 팔아달라고 요청합니다.

고객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공급자의 의도를 푸쉬하는 것이죠


② 반면에 미디어커머스 기업은 반대의 방식으로 전개합니다.

상품을 기획하면서 어떤 스토리로 고객과 소통할 지를 함께 결정합니다.

어떤 콘텐츠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흥미를 느낄 지(HOW MANY)

이 상품이 고객의 숨어있는 니즈를 해결해 줄 수 있는지(WHO)

그것을 어떤 콘텐츠를 통해 공감 받을 수 있는지(HOW)

PRODUCT SCORE를 통하여 상품과 수량을 검증합니다.(WHAT)

상품을 다양화하기보다 핵심상품에 집중하여 언제든 리오더가 가능하도록 생산라인 확보도 준비합니다.

고객의 니즈(숨어있는 니즈 포함)에 맞는 핵심상품에만 집중하는 것이죠.


2) 상품 vs 콘텐츠

① 그렇다보니 기존의 제조기업은 상품을 어떻게 잘 만들지에 집중합니다.

기업이 상품에 집중하는 지, 고객에 집중하는 지는 조직도의 구성을 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상품을 만드는 부서의(기획/MD/생산/디자이너 등)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면

그건 고객보다 상품에 더 집중되어 있는 기업이라는 뜻입니다.

기술과 혁신에 강점이 있거나, 트렌드를 앞서가는 기업은 이러한 방식이 유리합니다.


② 반면 미디어커머스 기업은 어떠한 콘텐츠를 통해 고객에게 공감을 받을 수 있는지에 집중합니다.

보통 대중성이 높고 진입장벽이 낮을 상품일 수록, 상품의 차별화보다는 고객의 공감이 더 중요해집니다.

대중성과 공감을 얻는 상품이 선정되면 10만개, 100만개 이상 밀어팔 수 있도록 콘텐츠역량에 집중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진/영상/웹디자이너/마케팅 부서의 직원비율이 많이 높아지게 되죠.


때로는 이러한 공감이 새로운 문화를 만들기도 합니다.

퓨어썸 샤워기(블랭크)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필터 샤워기를 점점 필수로 여기게 되었고

커블체어(에이블루)를 통해 바른자세와 허리보조기구의 중요성을 점점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콘텐츠가 단순히 매출을 늘리는 도구가 아닌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는 역할도 하게 되는 것이죠.



3) 마케팅과 지속성장

미디어커머스 기업의 가장 특이한 숫자는 매우 높은 광고선전비입니다.

일반기업은 광고선전비를 5% 이상 사용하는 것을 상상하기도 어려워 하는데 비하여

미디어커머스 기업은 기본 30% 전후의 마케팅비를 사용하는 구조이고

데일리앤코는 심지어 매출액*40%를 마케팅비로 사용합니다. (매출액 1130억, 광고비용 451억)


2020년 커블을 생각해볼까요?

TV와 SNS, 포털사이트에서 커블 광고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때의 광고선전비가 260억이었는데,

이 정도로 고객에게 각인시키고 광고를 노출하기 위해서는 연간 200억 이상이 소요되나 봅니다.


단순히 비용만 많이 쓴 것은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마케팅의 역량을 충분히 가지고 있었죠.

데일리앤코는 국내 퍼포먼스마케팅 1위 기업인 에코마케팅이 인수한 기업이고

블랭크의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가장 인기가 높았던 채널을 만들었던 마케팅전문가였죠

어떻게 하면 고객이 열광하고 콘텐츠의 파괴력을 높일 수 있는지 잘 알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고객의 수준이 점점 높아지고 SNS의 정책변경으로 광고의 효율이 떨어지면서

미디어커머스는 한계를 경험하게 됩니다.

광고비를 사용할 때에는 고객을 락인할 준비가 되어있는가를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돈으로 모은 고객은 돈이 떨어지면 언제든 떠날 준비가 되어 있으니까요



4) PRODUCT와 PLACE의 확산

위에서 얘기한 고속성장의 비결이 질적인 부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양적인 고속성장으로는 PLACE와 PRODUCT에 대한 확산을 꼽을 수 있습니다.

- 판매채널 : D2C -> 유통채널 전반으로 확산

- 글로벌 확산 : 미디어커머스가 커지는 새로운 시장에 집중 (블랭크 해외비중 30%, 에이피알 해외비중 41%)

- 카테고리 확산 : 리빙/화장품의 성공요인을 패션 등 카테고리로 확산 (에이피알 패션매출비중 19%->24%)


질적으로 준비가 되었다면 동일한 원리로 양적확산 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잠재고객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고, 고객경험의 통로를 늘리면 되는 것이죠.

4P전략을 통한 매출의 확산방법은 [쉬운재무강의]에서 계속 이어가겠습니다.




3.

매출원가율 vs 고객가치



우리가 흔히 '가성비'라는 말을 쓸 때

고객이 느끼는 가치는 가격에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가격은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결정된다고 할 때

고객가치에 더 중요하게 미치는 요소는 바로 '원가율'입니다.


① 제조원가율이 낮을수록 고객은 가치를 덜 느낍니다.

동일한 3만원짜리 맨투맨이라고 하더라도

30% 원가율의 제품과 50% 원가율의 제품은 품질과 디자인이 확연히 다르며

고객은 기가 막히게 그것을 알아챕니다.

다만 가성비라는 용어로 표현을 다르게 할 뿐이죠.


② 유통단계가 길어질수록 고객은 가치를 덜 느낍니다.

배달앱을 통해 배달을 시킬 경우 똑같은 음식이지만

'음식점 - 배달앱 - 배달대행업체 - 배달기사 - 고객'까지 단계가 길어지면서

고객이 느끼는 가치는 계속 떨어지는 거죠.


다시 미디어커머스로 돌아와서 위 4개 기업의 매출원가율을 한번 보겠습니다.

*상제품 매출원가율 = 제조원가율/(1-할인율)


에이피알/에이블루/데일리앤코의 매출원가율이 거의 30% 이하이죠?

1+1으로 묶어팔고, 할인을 감안한다면 실제 제조원가율은 20%가 안될지도 모릅니다.

기업의 이익은 단기적으로 매우 높을 수 있어도,

고객이 느끼는 가치는 매우 낮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존속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그럼에도 단기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이라면 어쩔 수 없지만요)


블랭크의 매출원가율이 높은 것은 정확하게 알기는 어렵지만

특수관계자인 BLANK TAIWAN, HONGKONG, SG PTE에게 제품을 제공하면서

매출원가율이 높은 것처럼 보일 수 있고, 실제 제품의 원가가 높은 것은 아닐 겁니다.

또한 브랜드를 30개->10개로 축소한 것과 늘어나는 재고보유일수를 보면

높아진 할인율과 재고평가손실의 영향도 일부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4.

쌓여가는 재고액 vs 재고보유일수



지금 미디어커머스의 가장 큰 리스크는 광고효율이 떨어지면서

매출의 하락과 동시에 재고보유일수와 재고액이 급격히 늘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1) 재고보유일수

보통 시즌성이 강한 의류의 경우

재고보유일수가 80일 이하면 매우 우량하다고 보고, 150일이 넘어가면 위험하다고 봅니다.

그 이유는 판매를 위해 선입고~할인판매까지 5~6개월정도의 재고보유일수가 나오면 관리가 가능하지만

그 이상의 재고보유일수는 사실상 시즌이 지나 판매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미디어커머스의 특성상 시즌성이 조금 떨어지는 리빙상품이 주류임을 감안할 때

재고보유일수는 더 낮아야 합니다.

100일 이내로 들어오면 관리가 가능할 수 있겠지만,

그 이상이라는 얘기는 매출에 적신호가 켜졌거나, 발주한 만큼 안 팔렸다는 얘기죠

재고보유일수가 늘어나게 되면 내년의 수익성에 문제가 생길 우려가 있습니다.


2) 재고액


재고액과 매출원가의 금액을 보면 조금 더 와닿습니다.

에이블루의 경우 1년동안 판매한 재고액(매출원가)이 441억인데, 보유하고 있는 재고액이 314억입니다.

만약 성장이 둔화된다면 신규발주를 줄이거나, 재고를 떨이로 팔아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상으로 미디어커머스의 성장요인과

숫자를 중심으로 한 비즈니스 기회와 리스크에 대해 분석해보았습니다.


하지만 경험을 통해 돌아보면 매출액이 100억, 500억일 때와

1000억 이상일 때는 비즈니스 역량이 조금 달라질 필요가 있습니다.

규모가 작을 때는 단기적인 성장과 고객에만 집중해도 되지만

규모가 1000억 이상이 되면 철저한 관리역량과 비즈니스의 다변화 전략이 필요하거든요


미디어커머스가 단순이슈로 그치는 것이 아닌

장기적으로 고객가치를 높여주며 새로운 혁신을 가져다 주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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