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새벽, 발바닥으로 깨달은 오늘의 행복
2025년 10월 21일 새벽 3시 29분.
지난주 내린 비에 산의 공기는 하룻밤 사이 늦가을을 지나 초겨울의 문턱에 닿아 있습니다. 다행히 바람은 멎었지만, 뼛속까지 스미는 쌀쌀한 기운이 온몸을 감쌉니다. 놀랍도록 고요합니다.
기온이 내리자 산을 채우던 풀벌레 소리가 일제히 잦아들었습니다. 이 거대한 고요 속에서 들리는 것은 오직 둘, 흙을 밟는 나의 발자국 소리와 가쁘게 내쉬는 나의 숨소리뿐입니다.
고요한 산과 달리, 나의 머릿속은 이번 주와 다음 달의 빽빽한 일정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어제는 월요일이었지만 금요일처럼 고단했습니다. 오늘도 늦은 시간까지 일정이 이어질 것입니다.
산더미 같은 할 일 속에서 숨 쉴 곳을 찾는 것.
그것이 매일 새벽, 이 산을 오르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이 '발바닥 명상'은 숨 가쁜 현실 속에서 잠시 멈춰 호흡할 수 있게 하는 유일한 틈입니다.
차분히 산을 내려오는 길, 문득 몇 년 전의 시간을 떠올립니다. 아무 일도 주어지지 않아 방황할 수밖에 없었던 시절. 그것은 스스로 선택한 방황이 아니었습니다. "제발 일 좀 하고 싶다." 그것이 그때의 가장 간절한 소원이었습니다.
오늘 내가 피곤함을 느낄 만큼 일이 많다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과거의 내가 그토록 바라던 소원이 이루어진 결과입니다. '마음'의 원리는 이토록 분명하게 작동합니다.
나에게 주어진 일은 정확히 내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일 것입니다. 조금은 피곤하더라도, 이렇게 일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차가운 새벽 공기 속에서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
"늘 한결같이 일할 수 있기를."
과거의 소원이 오늘의 현실이 되었듯, 지금의 이 소원 또한 언젠가는 분명 이루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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