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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효석 Aug 06. 2019

대한민국 교육 시장의 메가트렌드 5


교육도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기술과 시대의 변화에 따라 빠르게 변하고 있다. 


선진국의 HRD(인적자원개발, Human Resources Development) 컨퍼런스 내용을 보면, 그 속도를 따라잡기가 버거울 정도로 기술과 트렌드 모두 빠르게 변하고 있다. 비단 교육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변화도 이에 못지않게 빠르게 변하고 있다. 우리가 학교 교사나 대학 교수가 아니라 일반 강사로 일할지라도 이러한 트렌드의 변화는 교육산업 전반에 영향을 크게 미치므로 그 추이를 주시해야 한다. 현재 국내 교육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메가트렌드는 크게 전통방식의 교육 변화, 에듀테크의 부상, 실버세대의 증가, 52시간 제도의 확립, 프리랜서의 시대 도래 등을 꼽을 수 있다. 각각의 이슈들은 개별적으로도 구분되지만 모두가 연결되는 주제이기도 하다. 이번 장을 통해서는 이 변화의 흐름을 같이 이해해 보고자 한다.     


1) 전통 방식의 교육 변화 

 교육을 하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 모두 ‘현재의 교육은 잘못되었다.’라고 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아마도 시대는 하루가 다르게 변해 가는데 교육은 100년 전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뿌리 깊은 고정관념 때문일 것이다. 사실 교육 현장에서는 이런 위기의식을 가지고 많은 변화의 노력들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오늘날의 교육은 낡고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교육의 변화 속도가 시대의 변화 속도를 따라잡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전통적 교육(Traditional education)’이라고 하면 과거 학교의 모습을 먼저 떠올린다. 각 분단의 줄을 맞춰서 앉은 직사각형의 교실들이 복도를 따라 줄줄이 놓여 있고 그런 층들이 건물을 이루고 있는 폐쇄적인 모습 말이다. 실제로 초기 학교의 건축 양식은 감옥의 설계와 유사하다. 제한된 공간에서 최대한 많은 대상을 집어넣고 ‘관리의 효율성’을 원칙으로 운영하는 점이 같다. 건물만 그런 것은 아니다. 


교육 내용 역시 일방적이고 획일화된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흔히 우리 문화의 큰 문제 중 하나로 ‘토론 문화의 부재’를 꼽는다. 실제로 필자(최효석, 이하 ‘최’)가 학교에 다니던 시절을 떠올려 봐도 토론 교육은 없었다. 교과서를 읽고 교사가 설명하는 이야기를 받아 적고 암기한 내용을 잘 기억해서 문제를 푸는 것이 평가의 전부였다. 그러다 보니 그 시절 ‘공부를 잘 하는 아이’들의 특징은 ‘암기를 잘하는 학생’이었다. 


아무리 음악이나 체육을 잘하거나 친화력이 좋아도 암기를 못하면 공부를 못하는 학생이 되던 시절이었다. 세계적인 첼리스트나 올림픽 메달리스트 또는 세일즈의 천재가 될 수 있을 인재들도 암기를 못하면 공부를 못하는 학생으로 낙인이 찍혀버리던 것이 현실이었다. 


『서울대에서는 누가 A+를 받는가』의 저자인 서울대학교 교육과혁신연구소의 이혜정 소장의 연구는 꽤나 충격적이었다. 한국의 최고 학교에서 가장 좋은 점수를 받는 상위 1% 학생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비결은 “말을 문장의 형태로 적어야 된다는 것, 요점 정리를 하면 안 된다는 것, 키워드를 적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한다. 교수가 말한 걸 그대로 따라 적을수록 높은 성적이 나왔고, 일반 학생, 상위 1% 학생 모두 학점이 낮을수록 비판적 사고력이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결론적으로 노트 필기를 열심히 하고 성적이 높을수록 비판적 사고력 대신 수용적 사고력이 높았다는 결론을 냈다. 이에 이혜정 소장은 “너의 어떠한 생각도 가져서는 안 되고, 네 생각이 아무리 좋아도 교수님과 다르면 버려야 되고 교수님의 말씀을 단 한마디도 빼놓지 않고 적어야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다. 이게 서울대 교육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까?”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무비판적이고 수용적인 학습만 하는 교육이 지금까지는 유효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달라질 것이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인터넷 등 ICT 기술의 발달로 앞으로는 직접 외우는 능력 자체의 의미가 더 크게 희석될 것이다. 필요한 정보는 언제든지 검색할 수 있기 때문에 암기 자체가 필요한 직무 자체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둘째, 기술과 문화가 점점 복잡해지면서 사회에서는 답이 있는 문제보다는 정답이 주어지지 않는 문제들이 점점 늘어나게 될 것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의 지식은 지식 자체를 외우는 것이 아닌, 주어진 정보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즉 문제해결능력이 핵심 역량으로 부각될 것이다. 셋째, 이렇게 복잡성이 증가하는 시대에서는 천재적인 한 명보다도 여러 명이 협업하는 스타일의 문제해결방법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혼자 수학 문제를 풀듯이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협업하고 소통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의 비중이 암기력보다 중요해질 것이다.     


2) 에듀테크의 부상

 오늘날 모든 산업은 ICT와 융합하여 새로운 시대로 들어가고 있다. 광고(Advertisement), 금융(Finance) 등의 전통적 산업이 기술(Technology)과 결합하여 애드테크(Adtech; Advertisement+Technology)와 핀테크(Fintech; Finance+Technology)로 진화한 것처럼 교육(Education)도 기술(Technology)과 결합하여 에듀테크(Edutech; Education+Technology)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이 기술의 정점에는 오늘날 우리가 4차 산업혁명이라 부르는 인공지능, IoT, VR/AR 등의 신기술이 포함되어 있다.


 지난 2017년 일어났던 알파고 쇼크는 기술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충격을 받기에 충분했다. 인간은 인공지능을 이길 수 없을 것이라는 비관론도 컸지만, 한편으로는 인류는 기계와 공생해서 그들의 강점을 활용하여 더욱 성장하자는 긍정론이 다시 주류가 되었다. 인간의 기억능력이 컴퓨터라는 저장매체를 이길 수 없듯이, 단순한 감각이나 경험을 위주로 진행되었던 전통적 방식의 교육도 이제는 기술을 이용하여 도약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아날로그 방식으로 진행하던 교육과는 비교할 수 없는 생산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교육과 기술을 결합한 에듀테크에서 말하는 주요 키워드들은 다음과 같다. MOOC, Nano Degree, Flipped-Learning, Micro School, Alternative Education, AI, Gamification, Social Learning 등이 많이 언급되고 있다. 대중화가 된 기술도 있고 아직 검증단계인 기술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교육 트렌드가 기술을 떠나서는 존재하기 어렵게 되었다는 점이다.     


3) 실버 세대의 증가

 한국은 대표적인 저출산 고령화 국가이다. 2018년 보도된 정보에 따르면 한국은 합계 출산율이 0.9명대로 떨어져서 세계 최하위의 출산율을 기록했다. 출산율이 떨어지면 미래 청년 세대가 부족해진다. 그러면 자연히 노동 생산력이 감소되는데, 이는 국가 경제의 활력을 떨어지게 하는 큰 요인이다. 또 다른 문제는 이들이 부양해야 하는 부모 세대의 평균 연령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사회의 급격한 변화 앞에서 교육 업계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 학령인구의 감소로 영유아 교육과 청소년 교육의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는 사실이다. 반면 은퇴 인구의 증가를 통해 실버 세대라는 새로운 큰 시장이 나타나게 되었다. 


 과거 우리 부모 세대에는 30년을 일하면 은퇴를 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30년씩 두 번의 직업을 가지고 은퇴하는 시대이다. 우리 자녀 세대는 20년씩 세 번 일하고 은퇴하게 될지도 모른다. 100세 시대에 60도 청년이라 불리는 요즘, 50대에 은퇴하고 남은 반평생을 쉬면서 보낼 수는 없다. 이 시기의 첫 번째 은퇴자들을 대상으로 경력전환 교육을 하여 두 번째 직업을 찾도록 해야 한다. 이것은 개개인을 위한 취업용 사안이 아닌, 사회적 문제 해결의 관점에서 고민해야 하는 일이다.


 실버 세대는 여러 차원에서 강점이 많다. 그들은 30년 가까이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풍부한 직무관련 경험을 가지고 있다. 또한 오랜 사회생활로 곳곳에 다양한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 단, 기업들은 여전히 그들의 체력과 최신 기술에 관한 실무능력에 대해 고민한다, 하지만 이점은 개선될 여지가 다분하며, 지금의 60대는 과거 세대의 건강 상태와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는 이해도에 큰 차이를 보인다. 블루칼라 노동자인 이삿짐센터나 식당 서빙과 같은 직종도 50대들이 주로 있는 것을 보면, 과도한 근육노동을 하는 직업이 아니라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럼 남은 하나인 실무 능력은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이 지점이 바로 교육이 풀어야 하는 숙제이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역량을 오늘날의 현장에서 필요한 기술로 바꿔야 한다. 여기에 굉장히 큰 기회가 있다. 현재의 인구 피라미드를 보면 앞으로 실버 세대는 밀레니엄 세대가 은퇴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따라서 이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에 큰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4) 52시간 제도의 확립

 지난 2018년 2월 국회를 통과하여 2018년 7월 1부터 종업원 300인 이상의 사업장과 공공기관은 주단 법정 근로시간을 이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주52시간 근무제’제를 시행하게 되었다. 하루 최대 8시간에 휴일 근무를 포함한 연장 근로를 총 12시간까지만 법적으로 허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정책에 따라 기업 교육을 담당하는 인사 부서나 교육부서에서도 큰 변화가 따랐다. 특히 기업 교육을 주로 하고 있는 교육컨설팅 회사나 기업교육 강사들에게는 굉장히 큰 이슈이며, 대체로 다음과 같은 변화를 예상하고 있다.


 첫째, 단기적으로는 기존 HRD 컨설팅 회사들은 상당한 위기에 직면했다. 기업들이 일을 할 시간도 없다고 아우성하는 현 상황에서, 기존과 같은 숙박교육이나 주말교육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데다가 1일 또는 1박2일의 집합교육 역시 부담이 매우 커졌다. 이를 위해 업무 시간을 빼서 교육을 실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업은 상황이 좋지 않을 때 가장 먼저 복지비, 그 다음으로 교육비를 줄인다. 단기적으로는 기업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과 강사들은 큰 고전이 예상된다.

 둘째, 이에 대한 대안으로 나오는 것이 마이크로 러닝이나 모바일 러닝이지만, 이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애초에 이러닝과 워크숍은 목적과 주제가 같을 수 없다. 그것을 억지로 끼워 맞추려 해서 정착이 안 되고 있는 것이 현 상황이다. 콘텐츠는 정보이고 행동은 경험이라 이것을 같이 진행해야 하는데(플립러닝, 블렌디드러닝 등) 오프라인 시간을 없애고 이러닝만 듣게 할 때 교육성과가 나올 리 만무하다.

 셋째, 52시간 제도가 점차 정착될수록,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성과를 낼 수 있는 밀도 있는 교육이 살아남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3시간이면 마칠 수 있을 내용을 8시간 동안 하고, 비숙박으로 할 수 있는 과정을 숙박 과정으로 편성해서 과도한 비용과 시간을 쏟는 식의 밀도 낮은 교육들은 점점 경쟁력을 잃을 것이다. 콘텐츠는 컴팩트해질 것이고 플립러닝이 필수적으로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넷째, 반면 근무 시간에 영향을 받지 않는, 퇴근 이후 직장인들이 듣는 직무교육 공개강좌는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조삼모사이지만 회사 내부의 교육을 외부 강의를 통해 듣게 하고 그 비용을 회사가 처리해 주는 형태로 변형하면, 법적인 문제는 피하면서 자율 참여 형태로 이어질 것이다. 

 다섯째, 공식학습(Formal Learning)이 제약을 받으면서 비공식 학습(Informal Learning)이나 일터학습(Workplace  Learning)의 비중이 크게 늘 것이다. 모여서 받는 수업형 집합 교육이 적어지는 대신, 사무실에서 경력자나 선배에게 코칭 받거나, 스스로 업무를 익히면서 배우는 교육을 말한다. 이런 일터학습(Workplace  Learning)의 경우 핵심은 조직문화다. 업무를 통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문화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해질 텐데, 그런 관점에서 조직문화․조직개발 전문가들의 역할이 강사의 역할을 대체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 예상된다. 마찬가지로 강사도 더 이상 정보를 제공하는 형태가 아닌, 조직문화를 변화시키는 전문가의 역할을 담당해야 할 것이다.    

 

5) 프리랜서의 시대

 미래학자인 토머스 프레이는 “10년 후 한 사람이 8~10개의 일을 하는 프리랜서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현재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세계적으로 약 5% 정도의 인력이 프리랜서의 형태로 일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 IT시장의 인력 중 약 60%는 단기 계약직 혹은 프리랜서로 구성되고 있다고도 한다. 


 시대가 변하면서 노동의 형태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과거처럼 첫 직장에서 30년씩 근속하는 경우는 거의 볼 수 없다. 최근 실리콘 밸리는 한 회사에 오래 머물수록 현실에 안주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퍼져서, 비즈니스 인사이더(Business Insider)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버(Uber)는 1.8년, 드롭박스와 테슬라는 2.1년, 페이스북은 2.5년, 에어비앤비는 2.6년 등 대부분의 유명 IT회사들의 평균 근속년수가 3년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처럼 회사를 자주 바꾸기도 하지만, 첫 직장에서 어느 정도 일을 배우고 나서 바로 창업을 하는 경우도 많다. 최근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스타트업 창업이 대표적인 사례인데, 1인 기업 혹은 프리랜서의 경우도 이런 사례로 볼 수 있다.


 프리랜서가 늘어나는 이유는 다양하다. 요즘 청년 세대의 경우 기성세대의 조직 문화 자체를 거부하기도 하고, 자신의 성장에 걸맞은 높은 수익을 얻고 싶은 바람도 있다. 또한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유동성 있게 일하는 것을 선호하는데, 이런 문화들이 융합되어 요즘과 같은 프리랜서의 시대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비단 청년 세대뿐만 아니라, 은퇴 세대에게도 프리랜서는 중요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우선 은퇴 세대를 채용할 수 있는 기업 자체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취․창업을 희망하는 은퇴세대는 점점 더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취업보다는 자신의 경험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스스로 일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크다. 프리랜서 시대의 도래는 이렇듯 피할 수 없는 사회적인 큰 흐름이 될 것이다.


출처: <강의, 콘텐츠가 답이다!!>, 숨쉬는책공장, 2019 中




함께 들으면 좋은 강의 추천 (모집중)


△ 교육사업전략특강 : https://brunch.co.kr/@choihs0228/223


△ 퍼스널브랜딩전략 : https://brunch.co.kr/@choihs0228/217




글쓴이 : 최 효 석

- 비즈니스 코치이며 기업교육회사인 서울비즈니스스쿨의 대표이다. 

- 주요 코칭 영역은 Co-Active Coaching, Entrepreneurial Leadership Coaching, Organization Development Coaching이며,

- 주요 강의 영역은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 경영전략(Business Strategy), 강의교수법(Teaching Methodology), 전략기획(Strategic Planning)이다.

- 그 외 다수의 기업을 대상으로 임원코칭, 멘토링, 자문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 강의문의 : 010-9906-2512

- 이메일 : ceo@seoulbusiness.sch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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