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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효석 Sep 10. 2020

성과 관리에 관하여

많은 조직들이 아래와 같은 방식으로 성과 평가를 한다.


- 먼저 연말에 대표와 임원들간에 내년도 매출 목표를 정한다. 보통 엄밀한 분석 기반이라기 보다는 구호성에 가깝다. "우리 내년엔 이만큼은 해보자"  

- 이렇게 만들어진 전사목표를 각 부서별로 할당을 한다. 전사 목표가 100일 경우 A팀은 30, B팀은 40, C팀은 30 이런 식으로.


- 각 부서장은 자신의 부서에 할당된 매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시 각 팀별로 할당을 하고, 각 팀장은 팀원들에게 개인 목표를 할당한다.


- 이렇게 할당한 목표는 KPI라는 이름으로 몇% 달성했는가를 평가한다. 내 매출 목표가 올해 10억이었는데 5억 했으므로 나의 성과 달성율은 50%. 그러므로 C등급.


- 이런 식으로 소고기처럼 등급이 매겨지고 그에 따라 인센티브가 매겨지고 이후 연봉 협상의 중요한 근거가 된다.


자 어떤가. 이런 식의 성과 평가가 직원들의 동기부여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상식적으로?


짧게 설명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이런 문화를 바꿀 수 있는 팁을 몇 개 제안하자면 다음과 같다.


1. 먼저 관점을 바꿔야 한다. 임직원을 '평가 받아야 하는 대상'이 아닌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대상'으로 바꿔야 한다. 형이상학적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이러한 관점의 전환만으로도 정말 많은 것이 바뀐다. HR담당자님들 다들 학교 다니실때 X이론, Y이론 배우시지 않으셨는가.


2. 그런 관점에서보면 KPI 달성률 측정 같은 방식은 동기부여를 주지 못한다. 대신 상시적이고 주기적인 1 on 1 미팅을 통해 관리자는 실무자를 어떻게 도울 수 있을 것인지를 코칭 해주자. 같아 보이지만 1 on 1 은 "면담"이 되어서는 안된다. "코칭" 또는 "리버스 멘토링"으로 진행해보시라.


3. 그렇다고 측정을 하지 말자는 것은 아니다. KPI의 I는 Indicator인데 계기판을 뜻한다. 코칭의 참고 지표로 사용하되 평가의 절대지표로는 적합하지 않다. 계기판은 현재의 위치를 보기 위함이지 스탑워치나 스냅샷 필름이 아니다.


4. Top-Down 방식으로 인수분해하여 목표치를 할당하는 방식을 Waterfall 방식 또는 Cascading-down 방식이라고 하는데, 이는 직원들에게 어떠한 동기부여도 주지 못한다. 스스로 자신의 목표를 설정할 수 있도록 motivation을 하고, 개인의 목표-팀 목표-부서 목표-전사 목표를 ALIGN 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억하자. 성과 관리의 핵심은 "KPI"가 아니라 "Align"이다.


5. 개인별 실적이 명확히 파악이 가능한 영업 조직 정도를 제외하면 개인 성과를 객관적으로 정확히 측정한다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래서 많은 글로벌 기업들은 점차 개인 평가는 없애고 팀 단위 평가로 넘어가는 중이다. 더욱 진보적인 회사들은 위에서 말한대로 아예 평가 자체를 없애는 추세다.


6. 그러려면 세 가지 명확한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는 투명성(Transparency), 둘째는 구성원간의 신뢰(Trust), 셋째는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다. 이것도 구축하는 방법이 있고 그걸 돕는게 내 직업이다.


자, 한번 위의 두 케이스를 그려보자.


- 위에서 내려온 목표 숫자를 채우기 위해 개인의 숫자 채우기만 하고 동료들과는 경쟁하고, 늘상 고과가 공평하지 않다고 불만이 있으며, 달성률을 높이기 위해 애초에 목표치는 징징대며 낮춰 잡는 직원들이 있는 회사와,
-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관리자는 그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역할을 하며, 회사가 필요한 목표 수준 이상의 결과를 내기 위해 고민하는 직원들이 가득한 회사.


너무 극단적인가? 하지만 분명 현실에 존재하는 회사들이다.
그리고 지금 HR의 트렌드가 이렇게 변하고 있다. 우리 직원들이 채찍질을 해야 움직이는 수동적 존재로 데리고 있을 것인가 아니면 공통의 목표를 향해 능동적이고 자기 주도적으로 움직이는 존재로 있을 것인가는 조직문화의 문제이고, 이 변화의 열쇠는 리더가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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