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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거울 May 31. 2023

냐니뇨를 보는 사람

8화

후두둑 코피가 쏟아지는 소리가 났고, 나는 굳었다. 


띠리링


아주 절묘한 타이밍에 정노인이 들어왔다. 

"아니, 원장님 쌍코피가 났네요. 얼렁 막아요."

어쩔줄 몰라하는 김선생이 휴지 뭉치를 코에 댈 때, 정노인은 빠르게 휴지를 돌돌 말아서 내 코에 쑤셔 넣었다. 

"가만히 있어요. 가만히"

순식간에 내 코엔 휴지가 둘둘 말렸고, 입은 숨을 쉬기 위해서 벌어졌다. 


병원 바닥에 떨어진 핸드폰과 내 코피. 핏자국을 냐니뇨와 김선생이 닦고, 정노인은 나를 부축해서 진료실로 옮겨주었다. 

"고맙습니다."

"아니 이게 무슨 난리래요. 그나 저나 병원 안가봐도 되겠어요?"

"네~ 어르신 괜찮습니다. "

"아이고, 오늘은 그냥 갈께요. 조심해요. 그나저나 병원에 뭐 이상한게 있네"


뭐라고 하신거지? 병원에 이상하게 있다고?

이건 분명 냐니뇨를 보고 한 말이다. 


"어르신~"

진료실에서 뛰쳐 나와서 나가니

띠리링 

정노인은 두루마리 휴지 꾸러미를 들고 나갔다. 


정노인은 우리 병원이 오픈하고 나서 제일 처음 온 손님이였다. 손님이긴 한데, 우리 병원의 고객은 아니다. 정노인은 인근 지역 노인회에서 나왔다며 두루마리 휴지며, 칫솔등을 판매한다. 오픈하고 첫날, 병원에 들어오길래 환자인줄 알고 김선생과 내가 반겼더니, 쑥스러운듯 자신의 정체를 밝히며 두루마리 휴지를 사달라는 모습에 사주었고, 그 뒤로 주기적으로 방문한다. 


병원 오픈 후, 노인회니 000단체니 하면서 병원을 찾아와서 물건을 팔거나, 아니면 그냥 선금을 원하는 경우가 종종있다. 다른 분들은 안주는데, 정노인은 첫날 온 인연으로 계속 거래한다. 


"엄마, 의사 선생님도 나처럼 코딱지 팠나봐~ 저것봐!쌍코피 났쟎아."


정노인을 따라 급하게 나와서 미처 코에 박힌 휴지도 못 뽑았는데, 대기석에 앉아있던 꼬마 환자의 말에 내 몰골이 생각났다. 후다닥 진료실로 컴백


"냐니 냐니 냐니"


그렇게 오후시간은 다 갔다. 


드르륵

"원장님~ 좀 괜찮으세요?"

김선생이다. 


"네~~ 괜챦습니다."

"저 원장님, 내일 저 휴가 인거 아시죠?"

아차차

"네~ 알아요. "

뽀잉뽀잉

"냐니냐니냐니"

동그란 냐니뇨의 얼굴이 내 얼굴을 보고 또 알아들을수 없는 말을 한다. 

알아는 들을수 없지만, 무슨 말인지는 알겠다. 


"네~ 괜찮아요. 냐니뇨씨. 퇴근하세요."

"냐니뇨~냐니~~"

"김선생은 잘 쉬고, 냐니뇨씨는 내일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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