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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oiss Apr 22. 2021

'도시재생 후진지 되지 않기'를 시작하며

도시재생 마인드 셋이 필요하다

도시재생 광풍이다. 다양한 분야(도시, 건축, 관광, 경제 등)와 지역에서 다양한 역할의 사람들(주민, 상인, 청년, 공무원, 센터 등)이 도시재생이라는 말을 하루에도 몇십 번씩 할 정도로 빈번하게 이야기하고 관련 사업 유치 및 시행을 위해 열심히 뛰어다니고 있다. 도시재생이 우리 주변 환경을 개선하거나 낙후된 지역을 ‘지속적’으로 나아지는 방향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공동적 동의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현재 도시재생 광풍은

공공부문에서 주도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즉, 공공부문에서 공공재원이 투입된 여러 사업들을 통해 쇠퇴된 지역과 장소, 시설 그리고 그 안의 사람들에게 다시 활력을 주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몇 조원 투입 공약을 언급하지 않고서라도, 한해 선정되는 도시재생사업 대상지들이 최소 60여 개가 넘고 생활 SOC, 인정사업 등 도시재생사업이 아니더라도 비슷한 의도를 가진 세부사업들이 농림부, 농어촌공사, 행안부, 문광부 등에서 발주되는 것을 본다면 그야말로 정부의 공공사업은 ‘재생’ 사업에 올인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도시재생사업은 수많은 매체들과 홍보를 통해 보이는 것과 같이 이론과 철학, 의도대로 ‘바람직한’ 방향으로 현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일까. 또한 짜인 제도적 체계들이 잘 작동하고 있는 것일까.  


우선, 현장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상황과 갈등에서 주민, 상인, 공무원, 청년, 센터 직원 등의 주체들이 서로 ‘어떠한 생각과 자세’을 가지고 이 사업, 활동, 일을 같이 해야 하는지에 대한 길을 찾기가 너무나 어려웠다. 물론, 세미나나 답사 등을 통해 어느 정도 힌트는 얻을 수 있었지만, 공개적인 자리에서는 많이 ‘각색’된 내용이 노출되거나, 부분적 또는 지엽적 내용들이라 시간이 지날수록 ‘소모’되고 마는 느낌이었다. 문제는 제도가 아니라 이를 적용하는 사람들이었는데, 행정, 주민, 조직 그리고 새로운 사람(주체) 등의 입장에서 꼭 알아야 하는 마인드와 사업을 하기 위한 ‘바람직한’ 생각들을 전달하기가 너무나 힘들었다. 역량강화 교육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어떤 마인드의 장착 동기와 기회를 만들기 어려웠다. 모두들 ‘거버넌스’라는 판타지적 단어로 '퉁'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저 ‘참여하라’라는 슬로건만 내세울 뿐이었다. 각 주체들이 톱니 바뀌처럼 서로 맞물리지 않으면 ‘산으로 갈’ 확률이 큰 도시재생사업의 현장 이야기와 각 사람들이 가져야 하는 철학, 생각의 방향 설정을 종합적으로 들을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었다. 현장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는 기회와 시간은 많았지만 실제로 서로 다른 생각과 의도로 ‘정치’를 하느라 시간과 노력이 소모되는 경우가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누군가는 이러한 과정이 도시재생의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과정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상처 받고 오해받으며 결국 뛰쳐나가게 된다. 역량 있고 ‘바른’ 생각을 가진 그 누군가가 뛰쳐나갔을 때 그 빈자리는 항상 사심 있고 바르지 않은 생각을 가진 다른 누군가에 의해 채워지게 되는 경우를 보아왔다. 사업 형식은 지켜지나 부실해졌다. 그래서 도시재생을 함께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그나마’ 갖추고 알아야 하는 태도의 방향과 가치, 철학에 대해 접하는 기회와 매체가 많아져야 한다고 항상 생각해왔다. 그것이 어려운 지식이 아니라 참여하는 사람들이 지켜야 할 에티켓, 일상적 지침으로서 말이다.


도시재생사업에 참여하는 각 주체들이 가져야 하는 태도, 다시 말해 그렇게 하지 않았을 때 사업을 진행할수록 후행(퇴)하는 ‘후진지’가 될 수 있다는 경고의 내용을 하나씩 써 보려고 한다. 누군가는 다른 생각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도시재생 후진지 되지 않기‘라는 글은 사실 규명보다 누군가에게 그것이 소수라도 ‘공감하기’와 ‘노력하기’를 의도하려고 한다. 지금도 현장에서 고생하는 최전선 도시재생 ‘실행자’분들이 공감할 수 있다면, 그리고 미래의 ‘진격의 실행자’들이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어떠한 길을 가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의 태도를 정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그것으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본 글은 '도시재생 후진지 되지 않기(유룩출판, 2020)'의 내용을 수정, 정리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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