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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oiss Oct 18. 2021

행정업무의 ‘해결사’가 되자 | 도시재생 마인드

도시재생사업은 '톱니바퀴'처럼 참여자들의 각 역할들이 모여 최고의 시너지를 발휘할 때 제대로 진행될 수 있다(물론 매우 어렵지만...). 공동의 목표를 공유하고 만들고자 하는 방향과 대상에 합의한 후 각자가 할 수 있는 일을 실행하여야 비로소 운영의 지속성이 그나마 담보될 수 있다. 따라서 '역량강화' 교육은 사업의 이해를 높이는 목적도 있으나 궁극적으로 자신이 이 지역과 사업에서 어떤 역할로 참여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팀으로서 최적화할 수 있는지를 찾고 배우는 과정이어야 한다.


이 중 행정의 역할은 주민이나 센터, 용역사가 대신할 수 없는 중요한 ‘절차’와 ‘집행’을 담당한다. 즉, 공공재원의 적법한 집행, 사업의 행정 절차를 따른 진행 등 공공업무를 통해 지자체 내부와 주무 중앙부처 사이에서 공식적으로 사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역할이다. 단, 도시재생사업이 이전 사업들과 달리 관행적이거나 편의적 태도를 견지하고서는 그 실효성을 얻기 힘들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안정적인 ‘선례’들 의 테두리 안에서 규정만을 준수한 입찰, 실행, 협의로는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또한 주민과 운영 주체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지역에 구현하기 위해서는 현장에서 제안되는 여러 제안들이 있기 마련이다. 이에 대해 관계기관과 협의하고 제도를 다각적으로 검토하는 과정에서 '깝깝한 책임론' 갇혀 네거티브 방향(안 되는 것만 외치며 검렬하려는 태도)으로만 진행한다면 재원과 사람의 투입 효과는 미미하거나 사업 이후 주인 없는 소외된 사업결과만을 양산하게 된다.


예를 들어, 다른 선례가 없지만 이 지역만의 사람들이 참여하고 운영할 공간과 콘텐츠를 만든다고 하였을 때,  법과 대지소유, 예산 등의 문제에 집중해서 많은 것을 ‘풀어주어야’ 함에도, ‘이래서 안되고 저래서 안된다’는 식으로만 일관한다면 결국, 만들 수 있는 것은 주차장, 광장, 가로환경 조성 사업만 일 것이다. 이런 사업도 필요하나 타 부서 사업을 통해 이미 만들었거나 그렇게 할 수 있는 사업들이다. 또한 이용자만 있고 관리나 운영은 다시 행정의 몫이 될 것이다. 눈에 보이는 혜택을 잡기 위해 주민들은 분열되어 사업 유치를 위한 정치공작을 하거나 공개적으로 힘 있는 누군가와 뒷-거래, 지속적 민원으로 완력을 행사하는 것이 도시재생사업의 과정이 될 것이다. 협의체 회의는 유치를 위한 싸움의 장소가 되고 도시재생이라는 명분과 목표는 사라지고 숙원사업들을 위한 목소리 큰 싸움이 되고 만다. 주차장과 광장, 공원이 없어 지역이 쇠퇴하는가. 그것이 아닐 것이라고 도시재생사업을 준비하면서 분명 아름다운 문구로 포장을 했을 것이다. 모든 것이 가식이 되고 마는 도시재생사업은 분명 성공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행정은 그놈의 '선례'를 가져오라고 하지 말고 최대한 자신의 목소리와 힘을 낮추어야 한다. 전문가, 주민, 중간지원조직 등이 협의와 합의를 하여 무엇을 제안하고 만들면 그것이 ‘적법’하고 ‘빠르게’ 진행될 수 있도록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풀어주는데’ 집중해야 한다. 행정의 전문가로만 관여해야 하며 '선례'를 만든다는 생각으로 사업에 임해야지, 기존 사업방식 틀에서만 해결한다는 생각을 절대로 해서는 안될 것이다. 또한 실행을 위해 해결해주려는 노력 없이 무조건 ‘안된다’는 식으로 협의체 여론을 몰아가서도 안된다. ‘한번 해보겠다’, ‘협의해서 잘 풀어보겠다’는 생각과 태도를 가질 수 없는 행정이라면 도시재생사업에 맞지 않다.


편하게 관리만 할 행정, 업무의 대안을 제시 못할 행정, 하고 싶은 것을 드러내는 행정보다 '해결사'로서 인정받는 행정이 되자.   



-본 글은 '도시재생 후진지 되지 않기(유룩출판, 2020)'의 내용을 수정, 정리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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