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hoiss Oct 19. 2021

지역의 생태계 사업에 집중하자 | 도시재생 마인드

도시재생사업에서 활성화계획 수립 시 지역에 도움이 되는 아이템 또는 콘텐츠 사업의 구상은 도입하고 싶은 '프로그램(소프트웨어)'으로서 주요 고민과 논의 대상이 된다. 창업, 복지, 안전, 의료, 예술, 문화, 환경 등의 카테고리에서 세부사업들 중 하드웨어(물리적 시설과 장소)와 소프트웨어로 결합되어 제안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심지어 뉴딜사업에서는 세부사업들에 대한 사례들에서 선택 가능하도록 사례집까지 만들어 배포하기도 하였다. 콘텐츠들을 선정 또는 구상하고 이것이 필요한 공간과 시설을 정하고 연차별 구축 과정과 운영계획까지 수립한 것들이 '모여' 활성화계획이 되는 형식이다. 


자문과 컨설팅을 통해 활성화계획에서 공통적으로 부족하다고 지적받는 것이 있다. '지역특성'에 맞는 사업이 무엇인가, '운영주체'는 누구인가 이다. 심사에서도 흔히 나오는 코멘트로서 ‘지속가능성’의 보증을 이 두 질문에서 찾으려고들 한다. 분명 도시재생사업에서 따지고 넘어가야 할 중요한 지적들이기는 하다. 하지만 이것만 챙기는 것이 만능은 아니라는 점을 현장에서 절실히 느꼈다. 좋은 콘텐츠의 이입을 통해 지역과 주민들의 삶이 나아지지만은 않는다는 것이다. 도리어 많이 힘들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아무리 좋은 콘텐츠라도 독립되거나 단절된 아이템들을 여기저기 뿌려 놓는다고 지역이 절대 나아지지 않는다. 그렇게 나아질 것이었다면 전국 여러 곳에서 진단과 처방을 통해 쉽게 쇠퇴에 대한 해답을 찾았을 것이다. 지역이 쇠퇴하는 것은 그동안 내외부의 사람, 돈, 물류 등 흐름의 연결 시스템, 즉 ‘생태계’가 무너졌기 때문임을 알아야 한다. 맛집 하나, 트렌디한 장소가 들어온다 하여도 쇠퇴한 지역은 살아나지 않는다. 사람들이 어느 정도 유입은 될 수 있지만 한 곳에 몰리면서 주변에서 상대적 박탈감을 더 느낄 수 있다. 


해결책은 '따로 또 같이' 연계되었을 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더 새로운 '판'을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이템들이 소비나 이용 콘텐츠로서 어떻게 연결되고 사람, 돈, 물류, 활동, 생활 측면에서 어떤 점들이 '더불어' 나아질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하며 이를 위한 새로운 연결 시스템을 재구축하는 방식을 짜는데 집중해야 한다. 이를 위해 거주자, 소비자, 여행자, 어린이, 청년 등 이용, 활용, 운영, 공급, 수혜 측면에서 어떻게 상호 연결되어 순환되는 시너지를 만들 것인지를 명확히 따지고 서로가 이득이 되는 상생 방식을 이끌어내고 구현해야 한다. 


다시 이야기 하지만 쇠퇴한 전통시장에 테마가게 하나 만든다고 사람들은 절대로 오지 않는다. 청년상인들을 이 험난한 곳에 창업시켜주는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질과 양적 측면, 흥미 측면 모두 경쟁력 있는 것을 기반으로 전체 운영 및 소비 시스템에 집중해야 한다. 전통시장의 기존 소스들을 이용하고 지역화폐를 활용하여 소비자들이 이곳에서만 체감할 수 있는 '만족된 경험'을 공급하는 '시스템' 말이다. 더 이상 ‘테마’서점, ‘테마’카페, ‘테마’술집, '태마'공방 등 ‘아름다워’ 보이는 ‘독립된’ 콘텐츠에만 눈이 멀어 채우는 것보다 협업, 동맹, 연계, 연결 등의 방향으로 '가격'과 '콘텐츠' 두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 


지역의 체질 개선은 '콘텐츠' 보다 '커넥트'에 그 해답이 있다. 



-본 글은 '도시재생 후진지 되지 않기(유룩출판, 2020)'의 내용을 수정, 정리한 것임

이전 03화 준비만 하다 끝장난다 | 도시재생 마인드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