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윤 Sep 15. 2019

9월 셋째 주 명상 기록


* 9월 15일 일요일 오후 8시 45분~9시(15분) / 16세트(호흡 10번이 1세트)


 처음으로 내 호흡을 셀 수 있었다. 세다가 놓친 거 같기도 한데, 엄청난 발전이다. 아마도 명상 환경을 바꾼 덕이 큰 것 같다. 요가원에서 처럼 조명을 어둡게 하고, 외부의 소리를 차단하기 위해서 창문을 다 닫았다.


  처음엔 호흡이 빨랐다. 최대한 천천히 호흡하기 위해 여러 번 애써야만 했다. 호흡하는데 명치에 준 힘도 간간히 풀렸다. 아직 허리를 온전히 피고 앉아 있기 힘든가 보다.


 얇은 쇳소리가 들렸다. 어디서 들려오는 건진 모르겠다. 그런데 내가 정말 피곤하면 내 귀에서 그런 소리가 들리곤 한다. 오늘은 그렇게 피로도가 높지 않은데. 흠. 어제 몇 달만에 러닝 해서 그런가?




*9월 16일 월요일 오전 7시~7시 15분(15분) / 14세트


 아침에 눈 뜨자마자 명상을 했다. 호흡에만 최대한 집중했다. 손가락으로 호흡을 기억하는 법을 바꿔보았다. 어제까지는 호흡 한 번에 손가락 하나를 접었는데, 오늘은 호흡 열 번에 손가락 하나를 접었다. 손가락이 덜 움직이니 좀 더 편했고, 오히려 몇 세트 했는지, 놓치지 않을 수 있었다.


 아침이라 골반 부분이 덜 풀려서 그런가. 복식 호흡이 편하지 않았다. 인위적으로 했다. 명치 아래쪽이 걸리는 기분? 그리고 아무래도 뱃살의 영향도 있는 듯하다. 요즘 술도 좀 마셨고, 탄수화물 섭취를 많이 했었다. 다시 현미밥+쌈채소+반찬을 기본으로 식사를 해야겠다.




* 9월 17일 화요일 오후 6시 30분~6시 45분(15분) /


 명상은 원래 조용한 곳에서 해야 하는 건가? 오늘 오롯이 혼자가 아니었다. 외부로 갑자기 연결될 수밖에 없는 곳에서 명상을 했다. 여간 집중이 안돼서, 호흡 수를 세다가 놓치고를 계속 반복해서 그냥 세는 것을 그만뒀다. 숨 쉬는 것만 바라보자 해서 바라보려는데. 호흡도 뭔가 잘 안된다. 복부를 너무 의식해서 복부가 긴장했나. 내가 지나치게 분위기, 사람, 환경에 영향을 받는 듯하다.




*9월 18일 수요일


 명상을 못했다. 아빠 병원에서 바로 요가원으로 갔다. 아쉬탕가 프라이머리 두 시간 하고 집 와서 바로 뻗었다.




*9월 19일 목요일 오전 10시 10분~10시 25분(15분) / 10세트


 호흡 카운트를 까먹어서 중간에 시작했다. 머릿속에 끊임없이 회오리바람이 쳤다. 양쪽 관자놀이에서 시작해서 머리 가운데로 바람이 모여들었다. 심장 은 차분하게 오르락내리락거렸는데, 머리 안에서만 무언가 빠르게 돌고 돌았다. 내가 뭔가 고민하고 있는 것이었을까.


 명상이랑 나랑 안 맞는 것 같다. 하하. 명상을 하면 차분해진다는데. 나는 이토록 머릿속이 고요하지 않은데. 일단 명상에 대해 더 공부를 해봐야겠다.




*9월 20일 금요일 오전 8시 40분~8시 55분(15분) / 17세트


 처음 10세트가 끝나고 나서, 호흡이 무진장 빠르다는 것을 인지했다. 내 급한 성격이 몸에서도 드러나는구나 싶었다. 그 후에 한 호흡 한 호흡 느긋하고, 정성을 다하려고 애썼다. 복부가 충분히 부풀렸다가 완전히 쏙 들어가도록 반복했다. 이게 맞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렇게 해야만 느린 호흡을 유지할 수 있었다.

 숨이 있어야 살 수 있는데, 그동안 그 숨에만 집중하고 온 정성을 다해 본 적이 있었나. 명상을 시작하고 나서야 숨 하나 제대로 쉬는 게 참 쉽지 않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매거진의 이전글 9월 둘째 주 명상 기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