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첫째 주 명상 기록
내관법은 자신의 신체의 특정 부위를 향하도록 계속해서 집중하는 것이다. 신체 내관법에는 3가지 단계가 있다.
1단계는 신체 표면의 각 부위 내관
정수리-이마-눈-코-잎-턱-목-어깨-팔꿈치-손목-손바닥-손가락-가슴-명치-배-허벅지-무릎-정방이-발목-발등-발가락
2단계는 골격을 이루는 뼈를 내관
두개골-경추-가슴뼈-어깨뼈-위팔뼈-팔뚝뼈-손목뼈-손가락뼈-갈비뼈-척추뼈-골반뼈-허벅지뼈-무릎뼈-정강이뼈-발목뼈-발가락뼈
3단계는 몸 안의 장기를 내관
뇌 전체-좌뇌-우뇌-척수-심장-폐-위-비장-간-담-신장-소장-대장
3단계로 나아갈수록 더 깊게 이완할 수 있다고 한다. 내관법을 통해서 몸의 구석구석을 이해하고, 미처 자각하지 못했던 느낌 또는 증상을 알아차릴 수 있고 한다.
지난주 토요일에 신체 표면 내관법을 처음 했다. 고요하고 어두운 수련실에서 매트 위에 누웠다. 강사님의 목소리를 따라, 내 몸의 한 부위씩 마음을 두었다. 정수리부터 발가락까지 다시 발가락부터 정수리까지 몸 구석구석을 바라봤다. 강사님이 말하는 그 부위에 동그라미가 쳐졌고, 에너지가 쏠리면서 뭉근한 자극이 느껴졌다. 명상을 마치고 나니, 마음과 몸이 다 이완되었다. 10여 명과 함께 수련했지만, 나 혼자서만 있는 기분이었다. 내관법 정말 정말 좋았다.
그런데 2단계까지는 그나마 아주 조금이나마 접근할 수 있을 거 같은데. 3단계까지 하려면 해부학 공부 좀 하고 해야겠구나 싶다. 나만 내 비장이 어디 있는지 모르는 건가. 하여튼 이번 주는 1단계 내관법을 쭉 수련해보려고 한다.
9월 30일 일요일 오전 8시 ~ 8시 20분
누워서 했다. 내가 부르면 그 부위가 응답했다. 똥똥! 그 부분 위에서 뭔가 뛰어오르는 기분이었다.
내 몸의 감각만 주시하니 잡념이 줄어들었다. 숫자를 세는 것은 또 다른 고민거리여서 나와는 맞지 않았다. 세다가 놓치는 것이 내겐 스트레스가 되었기 때문이다. 내관법이 부담이 없다. 편하다.
10월 1일 월요일 오후 9시 ~ 9시 15분 / 호흡 15번
갑자기 좌선으로 명상이 하고 싶었다. 호흡에만 집중해야지! 호흡을 세야지! 하고 안간힘을 다 써서 그런가 명상할 때 정말 이완되는 기분이 아니다.
10월 2일 화요일 오후 10시
의식과 이완과 상관관계가 분명히 있는데, 육체가 너무 피곤하거나 불편하지 않아야 한다고 한다. 육체가 과도하게 피곤하면 이완이 되자마자 수면에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바로 잠들었나 보다. 피곤했다. 심지어 알람도 안 맞추고 해서. 몇 분 했는지도 모른다.
10월 3일 수요일 오전 12시 ~ 12시 20분
아쉬탕가 풀 시리즈 수련 끝나고 집 와서, 씻고, 침대에 누워서 명상을 시도했다. 의식이 어디까지 있었던 것일까. 20분에 알람 소리를 듣고 끄고, 바로 의식을 잃은 것일까. 20분 전에 이미 의식을 잃었다가 알람 소리에 잠깐 깨서, 알람 끄고 잠에 깊숙이 빠져버린 것일까.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20분 동안 의식이 있었다고 믿을 수밖에. 하하. 되도록이면 아침에 눈뜨자마자 해야겠다.
10월 4일 목요일 오후 9시 ~ 9시 20분
불을 다 끄고, 창문을 다 닫고, 거실 바닥에 들어 누웠다. 명상의 조건 중에서 공간적으로 이완과 집중에 유리한 곳을 택하라고 했다. 최대한 내가 편안하게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집에서 조성했다. 그랬더니 요가원 분위기가 좀 났다. 강사님 목소리까지 있었다면 더 금상첨화였겠지만, 내 마음의 목소리로 정수리부터 발끝까지 훑었다.
무릎과 발목에서 통통 튀는 통증이 느껴졌다. 아마도 달리기와 어제 아쉬탕가 시팅 자세 때문에 그런 듯하다. 그래도 끝까지 의식 잃지 않고, 내 몸 구석구석을 바라봤다.
10월 5일 금요일 오전 7시 30분~ 7시 50분
내가 부르면 반응하는 몸의 부위가 참 기특하다. 내가 그동안 아프거나 고통이 있을 때만 돌봐주고, 정상적이고 건강한 상태에는 각 부위에 마음을 두지 않았었다. 이렇게 알아차리는 건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