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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단 Nathan 조형권 Nov 27. 2020

홍사라 작가의 첫 개인저서《리본》

가장 어려운 순간, 다시 태어나다

 책의 겉표지에 있는 핑크색 ‘리본’ 그림과 저자의 메시지인 ‘리본’(RE: BORN)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 정말 잘 지은 제목이라고 감탄했다. 그렇다면 이 책에서 저자는 왜 ‘리본’이라고 했을까? 왜 다시 태어난다고 했을까? 그런 질문을 갖고 책장을 펼쳤다. 


 “인생이 처음부터 봄이었으면 봄의 아름다움과 따사로움에 감탄하지 못했을 것이다. 긴 겨울을 지나 봄이 왔기에 나는 더 찬란하고 행복한 봄을 맞이했다. 인생의 모든 계절은 저마다 의미와 섭리가 담겨 있다.” - p19 


 모든 인생에는 의미가 있다. 이 세상에 완전하고 완벽한 인생이란 없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인생이라는 도화지에 자신만의 색깔을 칠한다. 그것이 어두운 색일 수도 있고, 밝은 색일 수도 있다. 누구나 핑크빛의 예쁜 그림을 그릴 수 없다. 어떤 그림이든 자신의 것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누구든지 자신의 인생을 사랑할 권리가 있고, 겨울을 겪으면 더 찬란한 봄날을 맞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나의 인생이 행복하다, 불행하다”라고 단정하면 안 된다.


 저자는 어릴 적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누구보다 삭막한 계절을 느꼈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메말랐고, 삶의 의미를 찾지 못했다. 하지만 다행히 좋은 인연을 만나면서 사랑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그 의미를 알게 되었고, 마침내 자신이 느끼고 경험했던 바를 다른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서 진로 컨설턴트, 교육 지도자가 되었다. 또한 그동안 배우고 느낀 점을 글로 남김으로써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누군가는 자신의 운명을 원망하면서 다른 이들에 대한 불만과 불평으로 인생을 보내지만, 또 누군가는 그 운명에서 의미를 찾고 스스로 새로운 인생을 개척한다. 한 마디로 좋든, 나쁘든 인생의 굴곡, 즉 저자가 설명한 ‘구멍’이라는 것에 빠졌을 때 그때를 전환점으로 받아들이고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저자가 말한 ‘리본’이란 그런 뜻이다.

 

출처: Unsplash

 그렇다면 저자의 과거는 어떠했는가? 


 가장 큰 트라우마는 아버지였다. 아버지에게 인정과 사랑을 받지 못한 것이 늘 한에 맺혔다. 아버지도 어린 시절 일찍 가장의 길에 들어서면서 지친 삶을 살면서 매일 술과 함께 했다. 20여 년간 좋은 기억이 없었다. 늘 술 냄새를 풍기거나 아무런 말이 없는 무뚝뚝한 아버지였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딸바보 아빠를 볼 때마다 부러움을 느꼈다. 


 “지금도 나는 이 세상에서 제일 부러운 사람이 딸 바보 아버지를 둔 사람이다. 딸을 향한 사랑이 눈에서 철철 흐르는 아버지를 보면 지금도 마음이 뭉클하고 부러워진다. 마흔의 중반을 지났지만, 나의 내면에는 여전히 아버지의 자리가 텅 비어있다.” - p26


 가장 사랑이 필요한 시기에 충분한 관심과 애정을 받지 못한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애정에 굶주릴 수밖에 없다. 그러한 상황을 만든 부모님을 원망도 할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다른 관점에서 이를 바라봤다. 아버지의 인생을 이해하고 용서하기 시작했고, 이를 인생의 ‘전환점’으로 삼았다. 아버지는 저자가 스무 살 때 세상을 떠났다. 경제적으로 고달픈 삶이었지만, 오히려 저자는 이를 기회로 삼았다. 주체적인 인생을 살게 되었고, 나중에 어려운 사람을 돕는 상담사가 되었다. 


 물론 그 과정까지 이르기에 많은 험난한 여정과 전환점이 있었다. 사랑하는 상대를 만나서 결혼 후 대학원을 다닐 때다. 남들은 3년이면 졸업했지만 저자는 아이 둘을 낳고, 3년씩 쉬면서 11년이나 걸려서 졸업했다. 자신보다 앞서가는 동기들을 볼 때 초조함을 느낄 만도 했다. 

 하지만 저자는 오히려 느리게 사는 삶의 미학을 생각하고, 자신에게 제일 중요한 우선순위인 ‘아이들’에게 모든 사랑을 쏟았다. 어쩌면 저자는 어렸을 적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했다는 생각에 사랑의 필요성을 절감해서 그랬을지 모른다.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아이는 행복한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라고 말한다.” - p142 


 결국 대학원도 잘 졸업하고, 저자는 이제 사명감을 갖고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출처: Unsplash

 이 책을 읽으면서 전반적으로 작가의 따뜻한 메시지와 느낌이 마음에 와 닿았다. 세상은 갈수록 각박해지고, 날씨도 추워지고 있지만 이러한 따스한 ‘사랑’의 메시지는 우리의 얼어붙은 마음을 조금이나마 녹여준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을 읽고, 다시 한번 우리 인생을 돌아봤으면 한다. 


 우리의 인생은 어떠한가? 후회와 원망으로 가득 찼는가? 아니면 그 자체를 인정하면서 새롭게 태어날 준비가 되어 있는가? 너무 서둘러서 가는 것이 아닌가? 우리는 누군가의 오아시스가 되고 있는가? 


 겨울이 오면 봄이 오듯이 지금 나의 인생을 받아들이고, 봄날이 오기를 기다려보자. 언젠가 또다시 겨울이 오겠지만 그것이 인생이지 않은가?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현재 내가 갖고 있는 것에 대한 감사함을 느끼고, 인내하는 법을 배웠다. 많은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따뜻한 책이다. 


 남들보다 늦게 간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인생은 길다. 빠르게 앞서 나가는 것이 정답은 아니다. 내 인생의 전환점에서 올바른 판단을 신중하게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러면서 자신의 삶을 한 번 더 돌아보는 것이다. 


 “넘어진 바로 그 자리가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 리본(REBORN)이 된다.” - p29  


 나의 전환점을 인식하고, 이제 ‘리본’할 준비가 되었는가?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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