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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단 Nathan Jun 19. 2020

오늘은 1년 전 나의 장대한 계획대로였다.

“탁탁탁탁”, 나는 아침 햇살을 맞으며 지금 글을 쓰고 있다. 향기로운 커피의 향기 속에서 세상은 고요하고 내가 자판을 두드리는 소리만 들린다. 1년 전이라면 상상도 못할 일이다. 
 
정확히 1년 전에 노트북에 엑셀을 띄워두고 나의 연간 목표를 정했다. 외부 강연, 음원 출시, 책 1권 쓰기, 중국어 1급, 일본어 2급이다. 목표를 적어두고 바쁜 업무를 하느라 잊고 지냈는데, 오랜만에 다시 컴퓨터를 켜고 확인해 보니 목표를 이미 상당 부분 달성했다. 강연은 우연찮게 타부서의 요청으로 여러 번 하게 되었다. 


회사 곳곳에 강연자인 나의 얼굴이 보여서 민망했고, 강연을 준비를 하면서 부담도 느꼈지만 강연 후 반응도 나쁘지 않았고, 질문을 해주시는 분들도 많아서 보람을 느꼈다. 또한 업무상으로도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와중에 작가로서 책도 쓰고 있다. 그러면 나를 이렇게 움직이는 힘은 무엇일까? 새벽 5시 반에 일어나서 글을 쓰게 만드는 원동력은 무엇인가? 
 
바로 ‘계획’이다. 계획은 우리의 삶에서 꼭 필요하다. 계획은 ‘앞으로 할 일의 절차’라고 하고 영어로는 플랜(Plan)이라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Plan이라는 단어의 어원이 ‘떠다니다’라고 한다. 따라서 행성을 Planet이라고 하고, 떠돌아다니는 생물인 플랑크톤을 Plankton이라고 한다. 계획은 플랑크톤처럼 떠다닐 것이 아니고 행성처럼 방향성을 갖고 떠다녀야한다. 계획은 ‘우리의 삶의 설계도’다. 설계도가 없으면 구체적인 방향성 없이 일이 진행된다. 그러다 보면 종종 암초에 부딪힌다. 마케팅에서 제일 많이 쓰는 용어 중에 플랜 B라는 것이 있다. 백업 플랜이라고도 한다. 즉, 어떤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비하는 것을 말한다. 계획 없이 열심히 하는 것은 사막에서 내비게이션 없이 길을 찾아가는 것과 마찬가지다.

나에게는 40세에 세운 50개의 버킷 리스트가 있다. 어학에 대한 것도 있고, 강연, 책 쓰기, 여행, 음악, 공부, 운동 등 다양하다. 이 중에서 5개는 달성했다. 대단한 것은 아니다. 절주하기, 66일간 금주, 앨범 내기, 땅에 손닿기, 중국어 2급 따기다. 절주하기는 내가 술을 절주하지 않고 너무 많이 마셔서 세운 계획이고, 이어서 66일간 금주 계획도 세웠다. 놀랍게도 최장 80일간 금주를 달성했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80일간의 금주는 아주 힘든 미션이다. 책 쓰기 목표는 2014년 11월에 처음 세웠는데, 매년 이월되었다가 4년 후에 마침내 꿈이 이루어졌다. 내 무의식 속에 책 쓰기가 계속 있었던 것이고, 블로그나 일기를 통해서 글쓰기를 꾸준히 하도록 만들었다. 



그렇다면 계획은 어떻게 세우면 좋을까? 


첫째, 계획은 완벽할 필요가 없고, 유연해야 한다. 요새 ‘Agile’(애자일)이라는 용어가 기업들 사이에서 화두다. 즉, 완벽하게 계획을 실행해서 제품을 내놓기보다는 실행하면서 수정하는 것을 말한다. 최초의 비행기에 대해서 얘기할 때 우리는 ‘사무엘 폰 랭리(Samuel Pierpont Langley) 박사’와 ‘라이트(Wright) 형제’에 대해서 종종 얘기한다. 정부의 지원과 엘리트 들의 집단이 모인 사무엘 박사의 비행은 왜 17년간 실패했고, 변변치 않은 학력에 자전거포를 운영하던 라이트 형제가 어떻게 4년 만에 최초의 비행에 성공했는지 말이다. 바로 계획의 유연성에 있어서 차이가 있었다고 한다. 즉, 사무엘 박사는 완벽하게 계획을 세워서 그 요건을 못 맞추면 진도를 못 나간 반면, 라이트 형제는 200개의 날개를 테스트하고 최소 다섯 세트의 부품을 챙겨서 충돌 다음에 실험을 대비했다고 한다. 이와 같이 그들은 수천 번의 실험을 거듭했고 비행에 성공할 수 있었다. 계획은 이렇게 유연하고 수정 가능한 것이어야 한다. 


회사에서는 중장기 계획을 세운다. 향후 5년 후를 예측하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예측이 빗나갈 때도 많다. 당연히 시장에서는 많은 변수가 있기 때문에 정확히 결과를 맞힐 수 없다. 금융 위기가 올 수 있고, 과다한 투자로 공급 과잉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결과를 복기해 가면서 오류를 찾아낸다. 그리고 반복된 행위를 하다 보면 우리는 어떤 인사이트를 얻게 되고 이에 맞춰서 계획을 계속 수정할 수 있다. 
 

둘째, 계획은 꼭 눈이 보이는 곳에 붙여 두고, 나의 계획을 알려야 한다. 나는 책을 쓰면서 초고와 퇴고 계획을 창에 써 붙이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지속적으로 알렸다. 그러자 나의 행동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책을 쓰는 것 이외의 다른 행동을 줄이게 된 것이다. 이렇게 ‘무의식의 힘’을 믿자. 쓰고 바라보는 순간 우리의 뇌는 움직인다. 뇌는 현실과 가상을 구분 못 한다고 한다. 계속 뇌를 세뇌시키면 우리의 뇌는 이를 사실로 받아들인다. 지금 한 번 나의 계획을 써서 벽에 붙여보자. 

셋째, 계획의 눈높이는 낮추고 당장 실행 가능해야 된다. 처음부터 거창한 계획이라면 시작부터 겁이 나서 안하게 된다. 일단 계획을 세우면 아무리 사소해도 지켜야 한다. 미국의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다음과 같이 실행의 중요성에 대해서 강조했다.  “20년 후 당신은 당신이 했던 것보다는 당신이 하지 않은 것 때문에 더 크게 실망할 것이다. 그러니 지금 밧줄을 던져버려라. 안전한 항구를 떠나 멀리 항해를 떠나라.”  


그런데 우리는 너무 바쁘게 살고 있고 여유가 생기면 그냥 쉬고 싶다. 계획을 세우는 것이 귀찮게 느껴진다. 그것은 우리가 무한한 삶을 살 것이라는 착각 때문이고 항상 내일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많은 일을 쉽게 미룬다. 우리가 죽음을 앞두고 있는 시한부 인생을 산다면 어떤가? 당연히 하루하루가 소중할 것이고 그 순간에 어떻게 살지 계획할 것이다. 
 
당신의 오늘을 계획하고, 한 주일을 계획하고, 1년 후를 계획하라. 쉽고 간단한 부분부터 시작하자. 하루 1시간 나를 위해서 투자하자. 어떠한 취미나 공부도 괜찮다. 누가 뭐라고 해도 1시간만큼은 온전히 나를 위해서 확보해 두자. 지금 흰 종이 한 장 꺼내서 계획을 쓱쓱 써보자. 누구라도 볼 수 있게 벽이나 문에 붙여두자. 계획은 쓰는 순간 실행된다. 지금의 계획이 당신의 1년 후를 결정한다는 것을 기억하라. 


마지막으로 미국의 유명한 경제학자인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가 한 말을 새겨보자. 

 “계획이란 미래에 관한 현재의 결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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