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거란전쟁 1 ㅡ 고려거란전쟁의 의미
초롱초롱 박철홍의 고려사도 흐른다 12
ㅡ 고려거란전쟁 1 ㅡ
(고려거란전쟁의 의미)
오늘부터 새롭게 시작할 시리즈는 <고려거란전쟁>이다.
우리는 고려가 거란과 어떤 전쟁을 치렀는지, 그리고 그 속에서 어떤 이야기가 숨겨져 있는지 잘 알지 못했다.
최근 화제를 모은 TV 드라마 '고려거란전쟁' 덕분에 이제는 당시 역사를 보다 생생하고 자세하게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다. 물론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실제 역사와는 다르다.
드라마에서는 오늘과 같은 내용은 나오지 않는다.
이제 '고려거란전쟁' 실제 역사에 대해 차근차근 살펴보자.
1. 거란발흥과 고려선택
우리는 학교에서 한국사를 배우며 한 장면을 기억한다.
바로 ‘서희 외교담판’과 ‘강감찬 귀주대첩’이다.
하지만 한 가지 질문이 남는다.
그 상대는 누구였는가?
왜 그런 전쟁이 벌어졌는가?
최근 드라마 덕분에 많은 사람이 이 시기 역사에 관심을 갖게 되었지만, 교과서에서는 사건 배경과 당시 국제정세가 충분히 설명되지 않았다.
한반도 역사 속 '고려거란전쟁'은 단순한 국경분쟁이 아니다.
10~11세기 동아시아 국제 질서 속에서 이해해야 할 중대한 사건이었다.
이 전쟁은 고려가 외부 강대국과 어떻게 맞섰는지를 보여주며, 동시에 국가와 공동체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역사적 계기이기도 하다. 또한 한반도에 '고려인'이란 민족정체성을 희미하게나마 새긴 계기가 되었다.
2. 북방에서 등장한 새로운 강국
10세기 이후 동북아시아는 북방 유목세력 등장과 함께 크게 요동 쳤다.
대표적인 세 세력은
거란(요) → 여진(금) → 몽골(원)
순서로 나타나 동아시아 판도를 바꾸었다.
그 시작이 바로 '거란'이었다.
거란은 북방초원에서 살아온 유목민족으로, 언어와 생활문화 면에서 몽골계 유목문화와 여러 공통점을 지니고 있었다.
오랫동안 여러 부족으로 나뉘어 있던 이들은 10세기 초 한 인물의 등장으로 통합된다.
그 인물이 바로 ‘야율아보기’, 즉 요나라 '태조'이다.
야율아보기는 흩어져 있던 거란 부족을 통합하고, 916년 거란국 세운 뒤 국호를 ‘요'(遼)로 바꾸며 황제국 체제를 갖췄다. 이후 빠르게 세력을 확대해 나갔다.
거란의 성장은 놀라웠다.
926년에는 동쪽 강국이었던 '발해'를 멸망시키고 동북아 정세 크게 뒤흔들었다.
이후 중국북부까지 세력을 넓히며 송나라와 경쟁하는 강국으로 떠올랐다.
이제 거란은 단순한 북방부족이 아니라, 동아시아 국제질서를 좌우하는 강대국이 되고 있었다.
3. 고려와 거란의 미묘한 관계
거란과 한반도의 접촉은 고구려 시대부터 있었지만, 양측 관계가 본격적인 정치 문제로 부각된 것은 고려시대부터이다.
고려 건국자 '왕건'에게 거란은 복잡한 존재였다. 거란은 발해를 멸망시킨 나라였다. 고려는 발해 유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기에, 내부에서는 거란에 대한 경계심이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다.
한편 거란은 고려와 외교관계를 맺으려는 적극적인 시도를 했다. 요나라를 건국한 거란은 낙타와 말을 보내며 수교를 요청 했지만, 고려조정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942년, 개경에서 유명한 사건이 일어난다.
바로 ‘만부교 사건’이다.
거란에서 보내온 낙타 50 필을 만부교 아래에서 굶겨 죽이고, 사신들을 유배 보낸 사건으로, 고려가 거란에 대해 강한 거부 의사를 표명한 상징적 사건이다.
이 사건은 단순히 외교적 충돌에 그치지 않았다.
고려 왕건 입장에서는 호족이 사병을 거느리며 왕권을 위협하던 고려 내부 상황에서, 강한 외부 정책으로 중앙집권을 강화하고 내부 정치적 도전을 억제하는 목적도 있었다.
물론 거란의 침입이 만부교 사건 때문만은 아니다.
당시 요나라는 송나라와 경쟁하며 동북아 국제질서를 구축하려 했고, 고려 역시 독자적 외교노선 유지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만부교 사건이 침입의 단서를 제공한 것은 분명하다.
4. 전쟁의 그림자
고려 역시 거란의 위협을 예측하고 대비하고 있었다.
'정종' 때에는 약 30만 규모의 '광군'을 조직하고, 군사기관 '광군사'를 설치하여 북방방어를 강화했다.
'광종' 시기에는 청천강유역과 동북지역에 성곽과 군사시설을 정비하며 방어체계를 구축했다.
하지만 동북아 정세는 이미 전쟁 쪽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강대국으로 성장한 거란과 독자적 노선을 지키려 한 고려. 두 나라 충돌은 결국 피할 수 없는 방향으로 향했다.
이 위기 속에서 등장한 인물이 있다.
바로 외교로 전쟁을 막아낸 '서희'이다.
고려 성종 때 벌어진 1차 거란 침입 상황에서, 서희는 외교적 능력으로 나라를 지켰다.
이어서 <서희 외교담판> 편에서 그 이야기를 자세히 다룹니다.
ㅡ 초롱박철홍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