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의 흔적

얼굴에는 흔적이 있다

by 최정환

사람의 얼굴은 유전적으로 타고나기도 하지만 살아가는 도중에 자신의 성격대로, 자신의 이미지대로 변해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내 얼굴을 봐도 잘 알 수 있다. 마치 매일 가는 산도 봄, 여름, 가을, 겨울이면 그 풍경이 바뀌듯 얼굴도 나이에 따라서 그 풍경이 바뀌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얼굴은 그 사람의 역사이며 살아가는 현장이며, 그 사람의 풍경인 것이다.

<최인호의 산중일기>

얼굴에는 흔적이 있다. 얼이라는 영혼을 담아, 굴이라는 길을 따르면 내면의 마음과 걸어온 삶을 마주하게 된다.

평소 가족에게 속마음을 들키지 않으려 무표정한 얼굴을 보여도, 소리 없는 언어인 얼굴에는 기쁨과 즐거움, 노여움과 슬픔이 묻어나기 마련이다. 그렇게 얼굴에는 가슴속 깊이 새겨진 마음이 스며 나온다.

누구나 마음에 감정을 숨길 수 없는 건, 얼굴은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기 때문이겠다.

요즘 들어 아내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이럴 땐 불편한 심기로 가득 찬 얼굴을 바꾸려는 노력에 앞서 아내를 바라보는 나에 시선을 바꿔야 할 때다.

요즘 병아리 부화를 위해 정성껏 알을 돌보는 취미에 흠뻑 빠졌다.

어젯밤. 느지막한 시간 어두운 방에서 손전등을 밝히며, 알의 변화를 살피고 있을 무렵.

무심히 바라보던 아들의 한 마디가 귓속을 파고들었다.

아빠는 우리보다 병아리가 더 중요해요.


세월의 풍경이 다르듯, 마음에 풍경도 다르다.

가족의 얼굴 풍경은 어떤 모습일까.

오늘은 잠시 걸음을 멈추고, 한 폭의 풍경을 바라보듯 가족의 얼굴을 살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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