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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외상센터, 시간순삭 넷플릭스 시리즈에서 또다시 엄마

초마의 문화생활

by 초마 Jan 2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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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외상센터, 오늘 오픈인데 한편만 볼까?"


얼마 전부터 넷플릭스에서 광고를 하던 시리즈 '중증외상센터'가 오픈되었기도 하고, 금요일은 길고 긴 연휴의 시작이기도 하니, 넷플릭스의 새로운 시리즈를 시작하기에 딱 좋은 날이었다.


주인공은 주지훈과 추영우, 하영이었는데 사실 나는 주지훈을 제외하고는 다른 배우들은 잘 알지 못했다. 다만, 초파와 내가 좋아하는 장르인 메디컬시리즈이고 또 중증외상센터라고 하니 우리 둘의 취향에 딱 맞는 시리즈이기에 일단 첫회를 시작해 보기로 했다.


주지훈 배우는 얼마 전 보았던 디즈니의 '조명가게'를 보면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


"주지훈은 '궁' 때 데뷔했었나? 그 이후엔 연기를 잘한다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신과 함께' 이후에 갑자기 연기력이 확 달라졌다고 생각했다. 순전히 나의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아마도 예전 '궁'에서 보았던 앳된 왕자님의 모습이 내 머릿속에 남아있었던 것 같다. 그 이후에 강한 역할을 맡으면서 또 다른 모습으로 나의 머릿속의 왕자님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있었던 것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아무튼 내가 생각하는 주지훈은 약간은 능청스러운 연기와 액션, 그리고 멋있음을 겸비하면서 얼굴에서는 여전히 세월의 흐름이 자연스러운 귀티로 바뀌어 있는 배우라서 늘 드라마 속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배우이다.


그런 주지훈이 주연을 맡았고, 우리가 좋아하는 메디컬 드라마이면서 게다가 중증외상센터라니!






아이들을 얼른 재우고 나서, 초파와 함께 소파아래 앉아서 넷플릭스를 시작해 본다.



중증외상센터



인기 있는 웹툰이 원작인 드라마답게 내용면에서는 아주 잘 짜인 것이 느껴졌다. 

게다가 메디컬 드라마의 소재 이외에 다른 멜로의 이야기가 없어서 더 깔끔하게 만들어진 드라마라고 생각했다. 다소의 드라마에서 느낄 수 있는 핵고구마 전개는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깔끔한 스킵은 약간 일본드라마 같다고도 생각이 들었다.


다소 현실성 없는 주인공, 백강혁은 소실될 위기에 있는 한국대병원의 중증외상팀을 살리려고 민간군사기업에까지 스카우트되어 간 국제평화의사회 출신인 천재외과의사이다. 눈앞에 있는 환자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여 환자를 살려내는 모습과 그와 한 팀이 되어 함께 중증외상센터를 살려내고, 그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성장해 나가는 드라마이다. 늘 뛰어다니며 자신의 불꽃을 피워 오르는 양재원, 백강혁과 양재원 사이에서 보이지 않은 끈을 잘 이어주게 만드는 백강혁의 조력자 한장미 간호사, 그리고 의도를 알 수 없었던 마취과 박경원, 마지막으로 백강혁을 무조건 끌어내려고 했던 밉지만 전혀 밉지 않았던 한유림외과과장까지 진정한 중증외과센터의 한 팀이 되어가는 드라마는 한동안 의사에 대한 안 좋은 선입견을 날려버리기에 좋은 드라마인 것 같다.


또한, 보는 내내 정말 저런 천재의사는 존재하지 않겠지만, 백강혁 같은 의사가 아닌 양재원 같은 의사를 발굴해 낼 수 있도록 우리도 조금씩 바뀌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단순히 사명감이 아니라 돈만 벌려고 의대에 가는 것 같은 요즈음이지만, 이 드라마에서는 계속 우리에게 생각할 사건을 만들어 준다.


중증외상센터가 필요한 이유, 이곳에 환자로 들어오게 될 경우는 누구에게나 있으며, 그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아서 환자를 다시 살아낼 기회를 만드는 이야기이다. 드라마 속에서 환자의 보호자들은 연락을 받고 병원으로 달려와 선생님께 말한다.


"선생님, 우리 누구를 잘 부탁드립니다.!"


이 장면을 보면서, 나는 8년 전 엄마가 돌아가셨던 그날이 또 생각이 났다.

동생의 아파트단지 앞에서 쓰러지신 엄마, 119 구급대원분들이 심폐소생술을 계속했지만 깨어나지 않았던 엄마를 모시고 간 곳은 아주대학교 응급실이었다.


사실, 냉정하게 말하자면 엄마는 이미 가망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이송까지 30분여 이상의 시간 동안 엄마의 심장은 멈추어 있었고, 깨어난다고 해도 식물인간, 뇌사 상태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정말이 가득한 얼굴과 눈빛으로 응급실 선생님을 붙들고 외쳤었다.


"선생님!! 우리 엄마 좀 살려주세요!! 선생님 부탁 드립니다!!"


내가 붙들고 살려달라고 외쳤던 선생님은 아마도 양재원 같은 의사 선생님이었을지도 모른다. 이미 아닌 것을 알지만 그래도 마지막까지 한번 더 희망을 가지고 살려보려고 했던 그 선생님의 얼굴에서 양재원, 그리고 백강혁의 모습이 비쳐진다.


그렇게 초파와 나는 8편의 에피소드를 2일밤에 나누어 완주했다. 


마지막까지 시즌2를 예고하는 듯환, 아니 시즌2가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더 좋을 수는 없을 것 같은 해피앤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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