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서른고비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와아오 Mar 25. 2021

사람들은 해답을 주지 않는다

#서른고비

서른이 되면서 알게 된 것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에게 해답을 주지 않는다. 사람마다 환경이나 조건이 달라서 그런 게 아니다. 단지 내 주위에 있는, 내가 아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와 마찬가지로 평범한 사람이기 때문에 해답을 모를 뿐이라고 생각했다. 


인터넷이 발달하며 요즘엔 '평범하지 않은 사람들'과 연이 닿는다. SNS DM(Direct Message)이나 이메일, 심지어 카톡 같은 연락처가 공개되어 있기도 하다. 덕분에 내 나름대로 '저 사람은 평범함을 넘어섰다.' 혹은 '특정 분야에서만큼은 대단한 사람이다.'라고 생각이 드는 분들에게 몇 번 질문을 던졌다. 


생각보다 흔쾌히 답변을 주시는 분들이 많다. 아주 유명한 공인은 아니지만, 평범함을 넘어선 그들은 보통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기 때문에 내 메시지를 읽어준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 하지만 그럼에도 명확한 해답을 얻을 수 없었다. 


답을 얻을 수 없는 이유가 그들이 평범하기 때문도 아니고, 환경이나 조건 때문은 더더욱 아니란 것을 이번 슬럼프를 겪으며 알았다. 어떤 이유에서건 타인이 나에게 해답을 줄 수 없으니 '나의 문제는 오롯이 내가 해결해야 하는구나'는 명확한 진실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언제고 다시 질문을 할 것 같다. 혼자서 문제를 푸는 것보단 해답은 아닐지언정 조언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러 사람들에게 감사히 받은 답변들 중 최고의 조언 하나를 공유할까 한다.


이 분은 어릴 적 교통사고로 생명을 잃을 뻔했지만, 오랜 수술을 거친 끝에 열심히 살아가시는 분이다. 머리에 큰 수술 자국을 무시라도 하듯, 운동을 통해 마동석 못지않은 체격을 갖추셨고, 피아노를 굉장히 잘 치시며, 하루에 전국 몇 개 도시를 돌아다니며 사업을 벌이신다. 


SNS는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저런 일상을 그대로 공유할 수 있으니 가히 혁명이다. 나 역시 모르는 사람 중 하나였고, 저분의 일상을 보고 감명받아 몇 달을 팔로우하며 자극을 받아왔다. 내가 던졌던 질문은 '나태함'이었다. 어떻게 그렇게 진취적으로 살아가실 수 있는지. 그의 답변은 이랬다. 


"오히려 저는 지금 나에게 주어진 환경과 기회를 내가 얼마나 들여다보고 진심으로 여기고 있는지, 그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삶은 그것을 고스란히 되돌려 주더라고요. 저는 제게 주어진 것들이 가볍든 무겁든 평가 내리지 않고 온전히 받아들이며 감사하는 편입니다. 그 속에 저의 모든 자원을 동원하여 최선으로 대하며 살고 있는 것 같아요."


그밖에도 중요한 미팅 전 긴장감을 위해 끼니를 거르고, 새벽 5시 훈련은 어떤 일이 있어도 거르지 않으며, 낮엔 반드시 낮잠을 챙기고, 하기 싫은 것은 최대한 하지 않는다. 허용하는 것 이외에는 에너지를 쓰지 않고 아끼는 게 중요하다는 말도 해주셨다.


이런 답변이 '나태함'을 속시원이 풀어주진 못했지만, 저 답변을 받은 지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나는 아침 5시 기상을 최대한 실천하고 있다. 덕분에 본업과 부업, 운동에 좀 더 에너지를 쏟아부을 수 있었고, 아직 만족할만한 결과는 아니지만, 목표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는 확신이 선다.



매거진의 이전글 연애에 관하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