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으로 물들이고 떠나는 5월

by Chong Sook Lee


5월이 오더니

5월이 갑니다

5월이 온다고 좋아했는데

온 세상에 초록 물감 들이고

사랑이 채 익기도 전에

그리움만 남기고

5월이 갑니다.


기다린 5월이

비와 바람과 햇볕이

들랑거리며 놀기만 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투정했는데 돌아보니

엄청난 일을 해 놓았습니다.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고

수많은 이파리를 내놓아서

오래도록 머무를 것 같았는데

화려한 세상을 만들고는

끝내 가야만 한답니다


5월의 햇살은

눈부시고 따스하여

사람들의 마음을

행복하게 감싸주고

소망으로 설레게 합니다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5월의 아름다움으로

지쳐가는 마음이 위로를 받고

희망 속에 살아갈 수 있습니다.


고난의 겨울이지만

겨울이 있었기에 봄은 더 소중합니다.

낙엽이 떨어질 때부터

기다려온 5월인데

이제 여름을 데려다 놓고

떠날 채비로 바쁩니다.


하늘은 높고

바다는 출렁이고

산은 녹음이 집니다.

지난날들의 아픔은 잊히고

행복했던 날들만 남겨놓아

사랑했던 날들을 기억하며

기쁨이 넘치는 나날을 살아갑니다.


생각만으로도

가슴 떨리는 5월이 온다고

빈 들판으로 마중 나갔는데

푸르름을 남기고 5월이 갑니다


가도 너무 멀리 가지 말고

다시 만나러 오는 날을

기다립니다

사랑의 5월이 다시 오는 날

망설이지 않고 뛰어가서

5월의 품에 안기렵니다


(사진:이종숙)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