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되어... 계절이 되어

by Chong Sook Lee


떠난 사람은

수천 개의 꽃잎이 되어

피어나고

수만 개의 바람이 되어

스쳐 지나며

비와 눈이 되어 옵니다


이별은 정녕

떠나는 것이 아니고

보이지 않을 뿐

다른 모습으로 만나는 것


나비가 되고

벌이 되고

새가 되어서

늘 곁에서 살아갑니다


멀리 있어도

만날 수 없어도

가슴에서 피어나는

사랑의 꽃으로

그리움의 잎사귀로

피고 지는 또 하나의 만남


눈부신 햇살로

아침인사를 하고

아름다운 석양으로

하루를 마치며

달과 별이 되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납니다


는 곳이 다르다고

아주 멀리 떠난 것은 아닙니다

만질 수 없다고

아주 없어진 것은 아닙니다

자유로운 몸이 되어

세상을 돌아다니고

그리운 이들의 마음을 찾아가

사랑을 확인합니다


어제의 추억으로

오늘을 살고

바람처럼 계절처럼

오고 가며 영원히 이어지는

재회의 세상에서 삽니다

떠난 사람은

마음속에서 만나고

그리움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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