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기 위해서
기다려야 합니다
쓰러지지 않기 위해서
버텨야 합니다
많은 날들의
처절한 유혹이 나를
흔들 때
나는 무엇도 할 수 없습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없듯이
알 수 없는 것을
알기는 어렵습니다
무엇이 나를
이리로 데리고 왔는지
누가 우리를 여기까지
오게 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세월 따라 왔듯이
세월을 붙잡고
걸어가는 걸음걸음
지나간 어제는
화려한 꽃이었습니다
오늘 나는 여기에 서서
무엇을 기다리는가
그토록 기다려온 염원들은
피어나고 떨어지고
피지 못한 봉우리는
햇살을 보지 못한 채 시듭니다
석양도 한때는 뜨거웠듯이
다시 태양으로 솟아날 때
하늘을 붉게 태우며
눈부시게 태어납니다
피기 위하여
넘어지지 않기 위하여
서있기 위하여
끊임없이 버텨야 함을 압니다
시들 줄 모르고 피어나는 꽃처럼
넘어질 줄 모르고 버티는 삶이라도
뜨거웠던 여름날의 사랑은
오롯이 기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