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 근심 없이... 건강하게 사는 게 최고다

by Chong Sook Lee


내게 있어서 무엇이 가장 소중한가?

요즘 들어서 부쩍 건강이 소중함을 실감한다.

누구나 살면서 소중하게 생각하는 무언가를 가지고 산다. 부와 권력이 먼저인 사람도 있고 명예와 자유로운 삶을 중시하며 사는 사람도 있다. 소중한 것을 지키면서 즐거울 수 있다면 더 바랄 나위 없이 좋다. 견딜 수 없는 고통 속에서도 살아가고, 힘들어도 살아가는 것은 보이지 않는 희망이 있어서 이지만 나름대로 즐거움이 있기에 가능하다. 시시해 보이는 것도 누군가에게는 즐거움이 될 수 있고, 거창해 보이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무의미하게 보일 수 있다.


사람들마다 삶의 목적이 있다. 골프를 치고 여행을 가고 콘서트를 구경하며 기뻐한다. 나이에 따라 취미가 달라지고 원하는 것이 바뀐다. 무리를 해서라도 원하는 것을 가지려 했는데 이젠 그런 마음이 없어져 간다. 세상만사가 그까짓 것이 되어간다. 좋은 물건이 있어도 그만, 멋진 곳에 여행을 가도 그저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 그저 마음 편하게 하루하루 사는 게 좋다. 집 가까운 곳을 산책하며 구경하고 집에서 뒹굴뒹굴 노는 것이 최고 좋다. 어디를 가는 것도 귀찮고 누구를 만나는 것도 시들하다. 그저 친한 사람이 집에 놀러 오면 같이 이야기하고 차를 마시거나 있는 반찬으로 밥을 먹으며 시간을 보내는 게 좋다. 무언가에 지나치게 집착하며 내뜻대로 안된다고 슬퍼하고 괴로워하는 것도 모두 무의미하다.


부모형제나 부모 자식이나 정해진 운명에 따라 각자의 삶을 사는 것이다. 그들의 기쁨이 나의 기쁨이 되고 그들의 슬픔이 나의 슬픔이라 생각하는데 나의 걱정과 염려에 상관없이 나름대로 잘 살아가는 것을 본다. 곧 무슨 일이 생길 듯하여 온갖 상상을 하며 안달하는데 잘 살아가는 것을 보면 다행이고 나 혼자 걱정을 사서 하는 것 같다. 사는데 걱정 없는 사람이 없다. 가난한 사람은 끼니가 걱정이지만 '천석꾼은 천 가지 걱정을 하고, 만석꾼은 만 가지 걱정을 한다'라는 말처럼 누구나 나름대로의 걱정을 하며 평생을 산다. 많이 갖고 걱정 많은 것보다 적게 갖고 걱정 없이 마음 편하게 사는 것이 좋다는 말도 맞고, 걱정이 많아도 부자로 원 없이 한 번이라도 살기를 원한다 는 말에도 일리가 있다.


사람마다 지향하는 목적이 다르고 살아가는 방식이 다르다. 어차피 있는 것 다 가지고 갈 수도 없는데 많은 것을 지키기 위해 기를 쓰며 살다 가는 사람은 얻는 것이 많지만 잃는 것도 많다. 부족한 것도 견디기 힘들지만 과유불급이라는 말처럼 넘치는 것도 과연 좋은 것은 아니다. 욕심은 욕심을 낳아 더 많은 것을 원하다 보면 사는 동안 생각지 못한 일도 저지를 수 있다.


행복은 멀리에 있지 않다고 하는데 사람들은 행복을 찾기 위해 여러 가지를 시도하며 산다. 돈을 많이 벌면 행복할 것 같아 열심히 노력하여 돈을 벌기도 하고, 여행을 하면 행복할 것 같아 멀리 떠나도 본다. 사람을 만나면 행복할 것 같아 사람들을 만나고 행복하기 위해 좋아하는 취미생활을 하고 문화생활을 하고 쇼핑을 하며 물건을 사기도 한다. 그런 것들은 순간의 행복은 가져다 줄지 모르지만 무언지 모를 목마름의 갈증을 느낀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취미도 달라지고 생활환경이 달라짐에 따라 삶을 대하는 자세도 변한다. 행복에 대한 의미도 달라져서 굳이 특별한 길을 걷지 않아도 작은 행복에 만족하며 살게 된다. 내가 직장생활을 할 때는 사업하는 친구들이 부러웠고, 사업하면서 시간이 없을 때 시간 내서 여행도 잘 다니고 친구들과 놀기 잘하는 친구들이 부러웠다. 하고 싶은 것을 부담 없이 하고 여유를 가지고 사람들을 만나며 사는 사람들이 부러웠다. 아이들이 잘 성장하는 것이 좋아 보였고 잘 늙어가는 사람들이 멋져 보였다.


그렇게 세월이 흐르고 나니 어느새 나도 가질 것 다 갖고, 하고 싶은 것을 다하게 되었고 여유로운 삶을 살게 되었다. 원하는 곳에 여행을 다니고 취미생활을 하며 누구도 부럽지 않다. 돈이 좋고 지식이나 권력이 사는데 힘이 되기도 하지만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끼고 산다. 건강을 잃으면 다 잃는 것이라고 하는 말이 맞다.


평생 아프지 않고 사는 사람은 없고 아프다고 금방 죽는 것이 아니라 고통 속에 사는 사람들이 많다. 급성으로 금방 증세가 악화되는 사람도 많지만 만성으로 평생을 괴로워하는 사람도 많다. 운명으로 생각하며 받아들이고 살지만 건강하던 사람이 허무하게 떠나는 것을 보면 실로 안타깝다. 사람 좋기로 소문난 사람이 갑자기 찾아온 병으로 세상을 떠나고 금방 떠날 것 같던 사람이 고비를 넘기고 오래 살기도 한다.


젊은 사람이 알 수 없는 여러 가지 암으로 죽어가고 노인들은 오래 사는 세상이 되었다. 모든 사람들이 오래도록 건강하게 살기를 원하지만 그렇지 않은 게 현실이다. 요 며칠 건강이 좋지 않아 의사를 여러 번 찾아가고 응급실까지 두 번씩 다녀오다 보니 더욱 건강의 소중함을 느낀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멀쩡하던 눈꺼풀이 주저앉고, 잘 걸어 다니던 오른쪽 다리가 바닥을 디딜 수 없이 심한 통증이 생겨 절뚝거리며 진통제를 먹으며 견뎠다.


한 이틀 괜찮았는데 다시 걸을 때마다 아프다. 엉치뼈에 신경통이 있어 통증이 다리로 내려왔나 해서 엉치뼈 근처에 파스를 붙였더니 통증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며칠째 파스로 진정시키고 있는데 아무래도 의사에게 가 봐야 할 것 같다.


오늘은 아침에 일찍 일어난 남편이 허리가 아프다고 한다. 어제까지도 괜찮았는데 보름 전에 있었던 차 사고 후유증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 의사를 보러 갔다. 차 사고로 아무 데도 다치지 않아 다행이라 생각했는데 갑자기 허리가 아파 허리를 펴지 못하는 것을 보니 심히 걱정스럽다. 특별한 병은 아니고 며칠 지나면 나아지겠지만 양말도 못 신고 허리를 곧바로 펴지 못하고 엉거주춤하며 걷는다. 건강하다고 장담하며 살았는데 의사 볼일이 자꾸 생겨나서 은근히 걱정스럽다. 물질적인 풍요도 좋지만 건강이 최고다. 건강을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더욱더 소중하다. 건강을 지키는 삶 속에 즐거움도 따라오니 열심히 걷고 좋은 생각으로 기뻐하면 아픈 곳도 없어질 것이다. 걱정 근심 없이 자손들 건강하고 남편과 함께 건강하게 사는 게 최고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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