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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따라 세월 따라
by
Chong Sook Lee
Sep 27. 2022
아래로
가는 길이 어디인지
알 수 없어도
하염없이
걸어갑니다
걷노라면
보지 않고
무심하게 흘려버린
많은 것들이
보입니다
돌과 돌 사이에
사이좋게 자라는 질경이와
깨진
길바닥에
혼자 피어있는
민들레가 살아가고
죽은
나무 기둥 중간에
다소곳이 버섯이
자랍니다
길가에서
흐드러지게 피었다가
시들어가는 들꽃이 누워서
하늘을
봅니다
누렇게 퇴색하여
죽은
듯 하지만
수많은 씨를 뿌려놓고
내년을
기약합니다
장마철에 떠내려온
나뭇가지들이
계곡에 누워있고
바람에 쓰러진 나무는
누운 채
로 가을을 만납니다
허리가 구부러지고
어깨가 꺾여도
남은 세월을
살아갑니다
가도 가도 끝없는 길을
걸어가노라면
많은 것들이
보입니다
숲을 지키는
자연이 모여 사는 곳
의지하고 나누며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봅니다
(사진:이종숙)
keyword
시
길
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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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ng Sook Lee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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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스트
Chong Sook Lee의 브런치입니다. 글밭에 글을 씁니다. 봄 여름을 이야기하고 가을과 겨울을 만납니다. 어제와 오늘을 쓰고 내일을 거둡니다. 작으나 소중함을 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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