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아... 그냥 흘러가라

by Chong Sook Lee



흘러가라

자꾸자꾸 흘러가라

갈 곳이 막혀도

돌아서라도 앞으로 가라

목구멍에 무엇이 떨어진다

꼭꼭 찌르더니

기침이 난다

마른기침이 난다

가슴이 답답하다

시원하게 토해낼 기침이 없다

이유를 모르는

세월을 안고 서 있다

가지 않

서성이며 어쩌란 말이냐

고개를 숙여보고

목을 젖혀본다

여전히 목은 칼칼해서

기침을 불러온다

가슴이 찢어져도

목이 갈라져도 좋다

답답하게 꽉 막힌 가슴이

뻥 뚫리면 좋겠다

귀가 푹푹 쑤신다

꼬챙이로 후벼 판다

귀속이 아니고 귀 밖의 뼈는

귀인가

머리인가

두통약을 먹어야 할까

항생제를 먹어야 할까

들여다볼 수 없는 통증에

놀란 손가락이 귀 밖을 문지른다

언제 나올지 모르는 기침과

언제 쑤실지 모르는

귀 통증을

아니 머리 통증을

달래야 하

아니면 때려야 하나

때리면 아픈 것을 보면

아직 살아있는데

세월아

빨리 가라

돌아오지 않는 곳으로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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